9월 이란혁명수비대가 트럼프 암살 지시
트럼프 대선캠프도 암살 시도 인지
이란은 "근거 없다"며 강력히 부인
미국 수사 당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한 이란의 또 다른 암살 모의를 확인했다고, 미국 법무부와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이들에 따르면, 이란에 거주하는 파르하드 샤케리(51)는 지난 9월 이란혁명수비대(IRGC)로부터 트럼프 당선인을 암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인 샤케리는 어릴 적 미국에 이민했다가 강도 혐의로 14년을 복역한 뒤 추방됐는데 당시 감옥에서 구축한 범죄자 인적망을 활용해 IRGC에 암살에 필요한 공작원을 제공해왔다.
그에게 IRGC는 다른 일을 중단하고 트럼프 당선인을 감시하고 최종적으로 암살하는 데 집중하라고 했다. 이에 사케리가 트럼프 암살은 엄청난 돈이 들 것이라고 하자 IRGC 관리는 "우리는 이미 많은 돈을 썼다"며 "돈은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IRGC는 다시 지난달 7일 트럼프 암살 계획을 7일 내로 제출하라고 지시했고 그게 불가능하다면 대선 뒤로 암살을 미루겠다고 했다. IRGC 관리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암살이 더 쉬워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대선 기간 중 이번 암살 모의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스티븐 청 트럼프 대선캠프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이란 테러 정권의 암살 시도를 알고 있다"며 "그 무엇도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으로 돌아가 전 세계 평화를 회복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이에 대해 "완전히 근거 없다"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이란 외무부는 9일 성명을 통해 "이란이 미국의 전직 또는 현직 당국자를 겨냥한 암살 시도에 연루됐다는 주장을 거부한다"라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의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은 이번 혐의가 이란과 미국의 관계를 더 복잡하게 만들려는 이스라엘 연관 세력의 음모라고 주장했다고 이란 국영 IRNA 통신이 보도했다.
이란이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을 모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 당국에 따르면 이란은 IRGC 지휘관이었던 가셈 솔레이마니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미군의 공격으로 사망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다른 전·현직 고위당국자를 암살해 보복하려고 하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7월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을 모의한 혐의로 이란 정부와 연계된 파키스탄 국적 남성을 체포한 바 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을 포함한 미국 시민, 그리고 이란 정권을 비판하는 다른 정부 지도자와 반체제 인사들을 겨냥한 이란의 노골적이며 계속되는 시도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또 샤케리가 미국 뉴욕에 사는 이란 출신 미국 국적자를 살해하려고 모의했다며 샤케리를 공범인 뉴욕 주민 칼라일 리베라(49)와 조너손 로드홀트(36)와 함께 기소했다. 이어 법무부는 샤케리에게서 10만달러를 약속받은 리베라와 로드홀트는 이란 정권을 비판해온 이란계 미국 국적자를 수개월간 감시했고 살해할 목적으로 그의 위치를 계속 파악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