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1위 부호'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스크는 대선 투표일이었던 지난 5일부터 하루 평균 100여건의 정치 게시물을 올렸다. 금요일인 8일까지 올린 글은 400여건에 달한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끌 미래는 밝다'는 주제로 엑스에 계속 글을 올리고 있다. 또 엑스 이용자들을 향해 뉴스매체들을 대신해 트럼프의 재집권에 대한 '보도'를 해달라면서, 보수적 대화를 지속할 플랫폼으로 엑스를 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엑스의 최고경영자(CEO)인 린다 야카리노도 머스크가 주도하는 이런 분위기에 발을 맞추고 있다. 그는 전통적 언론매체들의 인기가 폭락하고 엑스가 '진실'을 전해 초고속 성장을 하리라는 취지의 게시물에 "근무를 명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라는 답글을 달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번 대선 기간 수개월간 엑스를 트럼프 선거운동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그는 지난 7월 트럼프 지지 선언을 하고, 8월 엑스에서 트럼프와 대화하는 오디오 쇼를 2시간여 동안 했다.
트럼프는 1기 퇴임 직전인 2021년 1월 초, 의회 폭동을 선동한 후 엑스 계정이 정지당했다. 머스크는 엑스 인수 다음 달인 2022년 11월에 트럼프의 계정을 되살려줬다. 이후에도 트럼프는 한동안 엑스에 글을 쓰지 않다가 지난 8월 열린 머스크와의 엑스 오디오 쇼를 즈음해 다시 꼬박꼬박 게시물을 올리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대선 당일인 지난 5일에는 오디오 타운홀을 열어 2억300만명에 이르는 그의 팔로워들에게 트럼프에게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다음날 새벽 대선 승리 연설에서 트럼프는 머스크를 지목하며 "스타 탄생? 일론!"이라며 머스크가 승리에 기여했다고 치켜세웠다.
이런 머스크의 행보를 두고 조지워싱턴대 '데이터·민주주의·정치 연구소'의 초대 소장인 스티븐 리빙스턴은 "엑스를 보수운동의 '교회'로 만들었다"며 "공론의 장이었지만 메가폰으로 변했다"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2022년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뒤 엑스를 우익 편향 플랫폼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는 '표현의 자유'를 명분으로 내세워 인수 몇 주 후에 가짜뉴스 등을 걸러내는 기존의 콘텐트 조정 가이드라인을 폐지했다. 이어 2023년 5월 야카리노를 CEO로 임명하고, 2개월 후 서비스 이름을 엑스로 바꿨다.
머스크는 지난해 엑스 엔지니어들에게 지시해 자기 계정 게시물이 잘 노출되도록 하는 코드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그의 계정은 엑스에서 가장 팔로워가 많은 최고 인기 계정이 됐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