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 주문 대비 17배 폭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출처=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미국 여성들 사이에서 낙태약 비축 열풍이 불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미국 여성들이 낙태약을 비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낙태약 최대 공급업체 중 하나인 에이드 액세스(Aid Access)는 대선 직후인 지난 6일 하루 동안 1만여건의 주문 요청을 받았다. 평상시 하루 평균 주문 건수 약 600건에 비해 17배나 폭증한 수치다.
WP는 이 중에는 아직 임신하지 않은 여성들의 수요도 있다고 전했다. 원격의료로 낙태약을 처방하는 비영리단체 저스트 더필(Just the Pil)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들어온 125건의 주문 중 22건이 임신하지 않은 여성들의 요청이었다고 밝혔다. 단체 관계자인 줄리 아마온은 WP에 “사전 비축 요청은 드문 일”이라고 했다.
미 여성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과거 ‘낙태 반대론자’였던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이후 낙태가 어려워질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첫 대통령 임기 당시 보수 인사로 새롭게 구성된 미 연방 대법원은 지난 2022년 6월 미국인의 낙태권을 보장하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했다. 지난해 발간된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프로젝트 2025’에도 낙태 규제안이 담겼다. 이 보고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들이 작성에 참여해 트럼프 2기 청사진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낙태권에 관해 “주(州)별로 결정하게 하자”며 유보적 입장을 취해 왔다. ‘프로젝트 2025’에 대해서도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프로젝트 2025중 어떤 것도 지지하지 않았으며 일부 정책권장 사항도 터무니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매경이코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