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서전서 트럼프와 만남 소개
"트럼프의 자석 같은 에너지에 끌려"
2020년 8월 27일 당시 두 번째 대선에 도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후보 수락 연설을 하기 위해 워싱턴 백악관 사우스론(잔디밭)에 마련된 무대 위에 올라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이 멜라니아 여사.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78)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아내 멜라니아(54) 여사가 최근 펴낸 자서전에서 26년 전 남편과 만나 결혼하게 된 과정을 상세히 공개했다. 그는 당시 24세 연상의 사업가와 20대 모델의 만남이 화제였다는 점을 언급한 뒤 “가십 칼럼은 나를 ‘골드 디거’(gold digger)라고 불렀지만 나는 이미 잘나가는 모델이었다”고 강조했다. 골드 디거는 ‘돈을 바라고 남자를 쫓는 여자’를 뜻하는 속어로, 한국어로 ‘꽃뱀’ 정도로 번역된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멜라니아의 자서전(Melania: A Memoir by Melania Trump) 발췌본을 보도했다.
멜라니아는 “나는 당시 돈도 벌었으며 내가 바란다면 많은 유명인의 관심을 쉽게 끌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실제 슬로베니아 출신으로 16세 때부터 유럽에서 모델로 활동한 멜라니아는 1996년 미국으로 진출해 엘르, 보그 등 패션지 표지를 장식하는 톱모델이었다. 트럼프와 만난 것도 이쯤이었다.
그는 자서전에서도 1998년 9월 트럼프와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친구 초대로 파티에 갔다가 다른 여성과 동행한 트럼프를 만난 것. 그는 “트럼프의 자석 같은 에너지에 끌렸다”면서도 동행한 여성이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트럼프의 요구를 거절했다. 대신 멜라니아가 트럼프의 전화번호를 받아냈고 며칠 뒤 해당 번호로 전화해 음성메시지를 남기면서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고 전했다. 당시 트럼프는 멜라니아에게 두 번째 아내와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멜라니아는 "52세의 그는 나보다 좀 나이가 들었지만 28세의 나는 그와 통한다고 느꼈다"며 "그는 성공했고 근면하며 현실적이고 진실했다"고 기억했다.
역대 가장 조용한 퍼스트레이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 2017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 퍼레이드 행사에 참석해 행진악대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05년 트럼프와 결혼한 멜라니아는 그의 세 번째 배우자로 이듬해 아들 배런을 낳았다. 역대 퍼스트레이디 가운데 가장 조용한 행보를 보였던 그는 선거운동 캠페인은 물론 트럼프가 2017년 백악관에 입성할 당시에도 말을 아끼며 언론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 그 자리는 트럼프의 장녀이자 의붓딸인 이방카가 대신했다.
멜라니아는 1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당선자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만남에도 동행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퇴임하는 대통령은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위해 차기 정부를 꾸릴 대통령 당선자를 백악관에 초청하는 것이 관례고, 통상 이 자리엔 당선자 내외가 함께 참석한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