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몇 달 만에 핵폭탄을 만들 역량을 갖고 있다는 내부 보고서가 공개됐다. 다른 나라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군사 원조를 끊을까 우려해 선전을 벌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사 분야 싱크 탱크 군, 전환, 군축 연구 센터(CACDS)가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우크라이나가 원자로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1945년 7월 미국이 뉴멕시코주에서 시행한 인류 최초의 원자 폭탄 실험 ‘트리니티’와 그다음 달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한 ‘팻맨’과 유사한 것을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 시절 상당 수준의 핵 기술을 확보해 유지하고 있는 데다 아직 러시아에 점령당하지 않고 가동 중인 원자로가 9기나 된다. 여기서 추출할 수 있는 플루토늄의 양은 7t으로 추정된다. 이 정도면 TNT 환산 위력이 수kt 수준인 전술 핵무기를 수백개 만들 수 있다. 수kt짜리 핵무기는 러시아 공군 기지 하나를 완전히 파괴할 힘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옛 소련 붕괴 직후 전략 핵탄두 1730여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였지만 1996년 포기했다. 원자 폭탄을 만들려면 내부에 있는 플루토늄을 폭발 충격으로 압축시켜 핵분열 반응이 일어나도록 하는 내폭(implosion) 설계가 필수다. 상당히 까다롭고 정교한 이 기술을 우크라이나는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장이다.
보고서를 쓴 발렌틴 바드라크 소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한다면 우크라이나인 수백만명이 살해당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군사 원조가 감소하기만 해도 우크라이나의 파멸에 이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6개월이면 사정거리 1000㎞짜리 미사일을 만들어 장거리 탄도 미사일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입증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 기구) 가입이 불허된다면 자체 국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해진다는 입장을 트럼프에게 밝힌 바 있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