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전기차 보조금 폐지, 머스크도 지지"
트럼프 대선 전 IRA에 대해 '녹색 사기' 규정
"청정에너지 정책 일부는 폐지 쉽지 않을 것"
보조금 위해 적극 투자 한국업계, 차질 우려
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인 정권인수팀이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해 미국 내에서 만든 전기차에 대당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면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에도 타격이 되지만, 머스크는 정권인수팀에 보조금 폐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위' 수장을 맡게 된 머스크는 대선 전인 지난 7월 테슬라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전기차 보조금 폐지는 장기적으로 테슬라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전 각종 유세에서 바이든 정부의 IRA를 자주 비판했으며, '전기차 의무화'(EV mandate) 정책을 끝내겠다고 공약했다.
모든 전기차가 아니라 미국에서 만든 전기차나 배터리에 각종 혜택을 주는 IRA를 '녹색 사기'로 규정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은 언뜻 보면 머스크에 해가 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역설적으로 머스크의 주장대로 IRA 폐지는 결과적으로 테슬라에게 득이 될 수 있다.
IRA는 전기차 구매자에게 최대 7500달러 세액 공제를 제공하는데, 중국산 부품이 없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현재 일부 테슬라 모델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IRA가 폐지되면 당장 보조금 혜택도 사라지는데다 이 조건을 지키기 위해 막대한 설비 투자를 했던 다른 전기차 업체는 상대적으로 더 큰 손실이 불가피해지는 것이다.
보조금이 사라지면 일부 테슬라 모델 판매에도 영향을 주겠지만, 생산량이 많고 충전소 등 인프라가 풍부한 테슬라는 보조금 없이도 수익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아직 어떤 정책을 폐지할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고, 특히 정권인수팀은 IRA에 담긴 청정에너지 정책의 일부는 없애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미 IRA 자금이 공화당이 우세인 주(州)를 포함해 각지에 배분되고 있고, 일부 공화당 지역에서도 IRA 프로그램이 인기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약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될 경우, 한국의 현대·기아차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사실상 보조금 지급 요건이 까다로워져서 현대·기아차도 상업용 전기차를 제외하면 수혜 모델이 없다.
하지만 한국 자동차·배터리 업계는 보조금 혜택을 누리기 위해 미국에 공장을 짓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실제 보조금이 폐지될 경우 향후 사업 계획에 있어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