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만6000개 보유, 전체 유통량 2% 수준
비트코인 투자에 '올인'하고 있는 미국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또 한 번 5만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현재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 개수는 전체 유통량의 약 2%에 달한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공동창업자인 마이클 세일러 회장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회사가 약 54억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5만5500개를 추가 매수했다"며 "24일 기준 회사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38만6700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유통되고 있는 비트코인 개수 1980만개의 약 2% 수준이다.
EPA연합뉴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약 일주일간 비트코인 5만5500개를 매입했으며, 30억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과 보통주 판매를 통해 매수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비트코인 5만1780개를 사들인 지 일주일만이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이 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분산) 수단으로 2020년부터 비트코인을 적극적으로 매수해왔다. 처음에는 회사 운영자금을 통해 비트코인을 매수했고 이후에는 주식 및 전환사채 발행 자금을 통해 사들였다. 앞서 세일러 회장은 비트코인을 많이 보유할수록 회사의 주가도 오르고, 그만큼 회사는 주식을 팔아 또 비트코인을 매수할 수 있다며, 이런 전략을 'BTC(비트코인) 수익률'이라 명명한 바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공동창업자인 마이클 세일러 회장. CNBC
블룸버그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를 약 380억달러(약 53조원)로 추산하며, S&P500지수를 구성하는 기업 중 이보다 많은 현금과 시장성 유가증권을 가진 곳은 애플(1567억달러), 구글 모회사 알파벳(932억달러) 등 12곳에 불과하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의 지속적인 매입에 힘입어 회사의 주가 역시 지난해 말 63달러에서 지난 22일 기준 421달러로 폭등하며 올해만 약 600% 뛰어올랐다. 다만 이날 주가는 4%가량 하락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지속적인 매입은 10만달러에 육박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2기 체제에서는 가상화폐 업계에 대한 규제 완화 정책 등으로 가격이 50만 달러까지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코인베이스에서 이날 오후 6시55분 기준(미 동부 시간)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전일 대비 5%가량 하락한 9만3006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랜스 비탄자 TD코웬 분석가는 "어떤 것에 레버리지를 적용하면 상승과 하락 방향 모두에서 수익이 증폭된다"며 "여기서 유일하게 참신한 점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에 레버리지 투자를 적용한 최초의 회사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