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시간여만에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안이 의결된 가운데 4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 불이 켜져 있다./뉴스1
일본 아사히신문은 4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에 대해 “한국 민주주의에 입힌 상처의 대가는 너무나도 크다”고 보도했다. 또 “비상 계엄이라는 예상 밖의 조치를 취한 것은 야당의 공세에 몰려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다른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아사히신문은 이 기사에서 윤 정권이 계엄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현재 국정 운영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며 “올해 4월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했고, 최근에는 20%대 초반 낮은 지지율에 허덕이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윤 대통령의 독선적인 정치 방식 탓이었다고 했다. 이 신문은 “비상 계엄이라는 예상 밖의 조치를 취한 것은 야당의 공세에 몰려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다른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3일밤 비상 계엄을 내리며,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이는 한국 민주주의에 상처를 주는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계엄사령관이 발표한 포고령은 정당 활동과 집회, 시위를 포함한 모든 정치 활동을 금지하고 언론도 통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아사히신문은 “이것이 과연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한’ 행위였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 신문은 “한국은 군사 독재 정권이 오랫동안 이어졌지만,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끈질긴 투쟁과 많은 희생 끝에 1980년대 후반 민주화를 이루어낸 역사가 있다. 정치적 좌우 대립이 격렬함에도 불구하고, 대선을 통해 정권 교체를 반복하며 민주주의의 형태를 지켜왔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민주화 역사를 고려하지 않았던 것인가.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겠다’고 말하면서도, 시민에게서 정치적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빼앗으려 했다. 앞으로 야당 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강해질 것으로 보이며, 정권의 향방은 더욱 불투명해졌다”고 썼다. 이 신문은 “한국 민주주의에 입힌 상처의 대가는 너무나도 크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