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실시간 상황 공유해
가짜뉴스에 탱크 사진까지 확산
“전쟁났나 두려워” 부정적 반응
시민들 “계엄 선포 이해할 수 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과 참여연대를 포함한 여러 시민단체가 ‘불법 계엄 규탄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을 위한 전면적 저항운동 선포 전국 비상 행동’을 열고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충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갑작스러운 속보를 접한 시민들은 혼란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직장인 김모 씨(29)는 “내가 21세기에 살고 있는 게 맞나 싶었다. 역사책에 나오는 그 계엄령 아니냐”고 말했다.
특히 시민들은 계엄 선포 초기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각자가 접한 사진과 현장 영상 들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서로의 근황을 알리고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뉴스를 시청하지 않고 정치인 등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국회 현장 상황 등을 언론보다도 빨리 접하고 서로에게 공유하기도 했다.
김씨는 “밤중에 뉴스를 처음 보고는 믿기지 않았지만 지인들과 실시간으로 상황 공유를 해 무섭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계엄이 선포 된 뒤 ‘오후 11시 이후 통행 시 불시검문·체포 한다’는 문구가 합성된 사진이 나돌거나 ‘경찰이 계엄령 발표에 따라 갑호비상을 발령했다’는 등의 루머가 돌기도 하면서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특히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동대문구 탱크 사진’, ‘논현역 탱크 사진’ 등 장갑차가 서울 도심 일대에 진입한 사진이 공유되면서 다수의 시민이 “전쟁이 난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하지만 이같은 장갑차 사진 중 상당수는 합성이거나 과거 사진을 재탕한 ‘가짜사진’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논현역 탱크 사진의 경우 가로수가 파릇파릇해, 낙엽이 진 현재 시점과 맞지 않는다. 그만큼 혼란한 민심을 노린 정체불명 SNS가 판을 쳤다는 뜻이다.
다만 혼란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뒤 시민들 사이에서는 윤 대통령의 한밤중 계엄 선포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직장인 서모 씨(28) “대통령 하야하고 싶은데 그냥 하기에는 민망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믿기지 않는다”며 “민주당에는 (탄핵의) 명분을 확실히 줬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도 아예 갈라서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권모 씨(31)는 “명분이 너무 약할 뿐 아니라 국회가 거야인 상황에서 계엄령을 내리면 통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본 게 멍청했다고 밖에는 생각이 안 된다”고 전했다.
직장인 양모 씨(30)는 “현대 정치에서 이렇게 무의미한 행동이 있나 싶었다. 대통령의 저의가 뭔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며 “계엄 선포가 불법이고 군사반란이라는 주장이 더 와닿는다”고 말했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