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3명 중 1명이 인종차별적 폭행을 당할까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 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지난 5~11일 사이 다양한 인종의 성인 5109명(아시안 352명)을 상대로 인종차별 경험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아시안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5%가 코로나19팬데믹 이후 인종차별적 욕설이나 농담을 들어봤거나 혹은 인종적 이유로 신체 폭행을 당할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아시안의 32%가 ‘누군가 자신을 위협하거나 신체적 공격을 가할까 두렵다’고 답했다.
이같은 응답률은 흑인(21%)과 히스패닉(16%), 백인(8%) 등 모든 인종 가운데 가장 높았다.
또 27%는 ‘자신의 주변에서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했던 지난해 6월 같은 항목에 대한 응답률이 39%였던 것에서는 다소 하락했다.
그 밖에 아시안들은 ‘인종차별적 욕설이나 농담의 대상이 됐던 적이 있다(27%)’, ‘본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들었다(16%)’, ‘코로나 발생 책임을 내게 물었다(14%)’ 등 팬데믹 이후 다양한 인종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자신의 인종을 대상으로 한 폭력이 증가하고 있는 것 같나’라는 질문에 아시안의 대부분(81%)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전체 평균 응답률이 56%인 것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아시안들은 특히 아시안 대상 폭력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팬데믹을 중국의 탓으로 돌리며 “쿵플루(kung flu)”라고 발언한 것을 주요 원인(20%)으로 꼽았다.
한 40대 아시안 여성 응답자는 “코로나 원인을 중국이라고 짚은 그의 행동은 아시안을 차별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허락한 셈이다”라며 맹비난했다.
이어 16%는 미국에 전반적으로 퍼져있는 인종차별을 원인으로 지목했고, 15%는 코로나19 피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안에 막연한 책임 전가(12%), 지식 부족(5%), 중국의 성장 혹은 잘못된 정보(4%) 등도 아시안 대상 폭력 증가의 원인으로 짚었다.
이번 조사에서 아시안 4명 중 3명(73%)은 인종 때문에 개인적으로 차별을 경험했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아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조사 당시 아시안의 응답률(73%)과 같다.
심지어 팬데믹 전인 2019년 2월 조사에서 응답율은 76%로 더 높은 수준이었는데, 이를 통해 아시안들이 팬데믹 이전부터 인종차별을 경험해 온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