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아티스트유나이티드-아티스트컴퍼니 합병
정우성, 합병 시 상장 법인 지분 10% 넘게 갖게 되지만
선행매매 의혹에 주가 20% 떨어져 합병 안개 속으로
“정우성·이정재 의존도 높은 것도 합병 법인의 큰 과제”
혼외자 논란에 휩싸인 배우 정우성이 절친 이정재와 함께 투자한 회사 두 곳이 이번 주 합병 추진한다. 정우성은 이번 합병이 성공할 경우 상장회사 주식을 300억원 가까이 갖게 되지만, 예상치 못한 금융당국의 조사라는 걸림돌에 맞닥뜨리면서 합병 성사를 낙관할 수 없게 됐다. 설령 합병이 통과된다고 해도 정우성이 당분간 광고 계약 등 영업 활동이 어려워 회사 실적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우 정우성. / KBS 2TV 제공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티스트유나이티드(옛 와이더플래닛)는 오는 1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비상장사 아티스트컴퍼니와 합병 승인의 건 등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합병 기일은 내년 1월 13일이며, 합병 후 비상장사 아티스트컴퍼니는 없어진다. 이들 기업의 합병 비율은 1대 229.1이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이하 유나이티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을 기반으로 한 코스닥 상장사다. 정우성과 이정재는 지난해 12월 당시 와이더플래닛을 인수했고, 올해 3월 이름을 바꿨다. 유나이티드는 최근 ‘재벌집 막내아들’ 등을 만들어 온 아티스트스튜디오(옛 래몽래인)를 인수하는 등 콘텐츠 제작·배급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비상장사 아티스트컴퍼니(이하 컴퍼니)는 지난 2013년 두 사람이 공동으로 설립한 매니지먼트 회사다. 이들은 지분을 각각 47.53%씩 나눠 가졌다.
정우성은 이번 합병으로 유나이티드 지분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게 됐다. 정우성은 현재 지분 4.70%(약 63만주)를 들고 있는데, 합병 후엔 10.99%(171만주)를 보유하게 된다. 양사 모두 최대 주주인 이정재는 보유 지분이 기존 23.49%(314만주)에서 27.10%(423만주)로 늘어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당초 두 회사의 합병이 무리 없이 이뤄질 것으로 봤지만, 예상치 못한 걸림돌이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유타이티드 관련 선행매매 의혹을 수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 때문에 1만7000원대에 머물던 유나이티디 주가는 6일 19.73% 하락한 1만3590원에 마감했다. 300억원이 넘었던 정우성 지분 가치는 233억원으로, 이정재 지분 가치는 574억원으로 큰 폭 감소했다.
유나이티드는 이번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의 주식을 주당 1만7451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그런데 이번 소식으로 주가가 1만3590원까지 떨어지면서 반대 주주 숫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주요 소속 배우의 혼외자 논란에도 견고했던 주가가 금융당국 조사로 한번에 밀린 것이다.
합병 결정 주요사항 보고서에 따르면,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된 금액이 80억원이 넘으면 합병은 취소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오는 13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다.
유나이티드는 이와 관련해 “현재 당사가 금융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어디까지나 선행매매 의혹이 있는 피의자들에 대한 수사 협조에 불과하다”며 “최대주주 이정재와 아티스트컴퍼니 또한 조사의 대상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배우 정우성(왼쪽)과 이정재. /뉴스1
배우 소속사와 콘텐츠 제작·배급사의 시너지를 강조한 회사 측 입장과 달리, 시장에서는 설령 합병이 성사된다고 해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단 두 회사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2021년 44억원, 2022년 13억원, 2023년 33억원 등 잇달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컴퍼니가 지난 11월 6일 유나이티드와 합병을 위해 공개한 외부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두 배우가 속한 소속사 컴퍼니는 2022년 매출 239억원, 영업이익 2억7279만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아티스트스튜디오와 합병 당시인 12월 16일 기준 2023년 실적은 매출 354억원, 영업손실 2억4544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정우성과 이정재 의존도가 높은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한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두 사람이 많이 벌어오겠지만 그만큼 많이 가져간다“면서 ”통상 엔터사는 유명 배우보다는 신인 발굴을 통해 이익을 일으켜야 하는데, (아티스트가) 이런 쪽으로도 잘할지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우성이 지난해부터 광고를 안 찍었고, 당분간 활발한 활동이 어려워 보이는 만큼 실적 성장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우성의 광고료는 평균 편당 12억원(1년 기준)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