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우크라이나 군인이 벨라루스 국경 인근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군, 방위군, 보안국(SBU)의 합동 훈련에 참가해 스팅어 대공 미사일을 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에 대인 지뢰와 드론, 휴대용 대공 미사일 등 7억2500만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을 추가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어 “계속되는 러시아의 공격에 맞서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하기 위해 시급히 필요한 상당 규모의 무기와 장비를 또다시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 추가 지원에는 스팅어 미사일과 무인항공시스템(c-UAS) 대항무기,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용 포탄, 155mm와 105mm 포탄, 무인항공시스템(UAS), 비지속성 대인 지뢰, 대전차 미사일 등이 포함된다. 유선 유도 방식의 토우(TOW) 미사일, 소형 무기 및 탄약, 철거 장비, 중요 국가기반시설 보호 장비, 예비 부품 등도 포함됐다. 백악관은 지난 2022년 6월 대인지뢰 생산·수출 등을 금지한 지침을 뒤엎고 지난달 20일 우크라이나에 대인지뢰를 보내겠다고 밝혀 인권단체들의 비판을 받았다.
미국 언론은 이번 추가 지원이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직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우려 속 나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처럼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방식으로는 전쟁을 끝낼 수 없다며 자신은 “24시간 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해왔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 적은 없지만 앞서 9월 제이디(J.D.) 밴스 부통령 당선자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현재 경계선”을 기준으로 한 평화협상을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지원은 ‘대통령 사용 권한'(PDA)에 따라 미 행정부가 국방부의 무기 보유분을 우크라이나에 이전할 수 있도록 허용해 이뤄진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지원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9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발표한 79억달러(약 11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안보지원의 일부라고 소개했다. 앞서 미국 의회는 지난 4월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예산으로 610억달러(약 85조원)를 통과시켰는데, 뉴욕타임스는 지금껏 15차례의 대통령 사용 권한을 통해 모두 46억달러(약 6조4천억원)의 무기와 탄약, 차량 등이 우크라이나에 제공됐다고 전했다. 또 이 기간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정부가 미국 방산업계로부터 직접 무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120억1천만달러(약 16조8400억원)를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비비시는 이날 러시아의 반격으로 우크라이나가 일부 점령하고 있는 러시아 쿠르스크에 있는 익명의 우크라이나 병사들을 인터뷰한 뒤 이들이 “1월 말 미국의 새 대통령이 새 정책을 가지고 백악관에 입성할 때까지 지금 점령 중인 러시아 땅을 지키라는 명령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8월 공격으로 쿠르스크주 일부를 점령했으나 러시아군의 반격으로 최근 확보했던 러시아 영토의 40%가량을 다시 내준 상태다. 비비시는 텔레그램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1만여명의 북한군이 투입됐다는 보도들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든 죽었든 북한군에 대해 들은 바도 본 적도 없다”며 “쿠르스크의 어두운 숲 속에서 북한군을 찾기란 매우 힘들다. 특히 그가 여기 없다면 말이다”라고 우크라이나군 장병이 말했다고 전했다.
한겨레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