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만 막자는 국힘...14일 전 윤 대통령 조기퇴진 방안 발표

by 민들레 posted Dec 1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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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정 수습 방안을 담은 공동 담화문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정 수습 방안을 담은 공동 담화문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두번째 국회 표결이 예정된 오는 14일 전에 윤 대통령 조기 퇴진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9일 5시간 넘게 진행한 의원총회에선 주로 추경호 원내대표의 사퇴, 한동훈 당대표가 전날 한덕수 총리와 함께 발표한 ‘공동 국정운영’ 방침을 둘러싼 논의가 이뤄졌다. 국민의힘이 지난 7일 본회의 표결에 불참해 탄핵안을 폐기시킨 뒤 여론이 더 격앙됐는데도, ‘탄핵만은 막겠다’는 태도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총에서 ‘국정안정화 티에프’(TF)를 꾸리기로 결정했다. 단장을 맡은 이양수 의원은 “티에프의 목표 자체가 정국을 조기에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언제 윤 대통령이 퇴진하고 어떻게 수습할지 구체적인 조기 퇴진 로드맵을 마련하고 윤 대통령이 수용하는 것까지 14일 전까지 끝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의원들이 이번주 토요일(14일)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에 밀려 결국 탄핵안이 가결될 수 있으니, 이를 막으려면 한 대표가 수습책으로 내놓은 조기 퇴진 방안이 신속히 실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protected]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도 여전히 ‘대통령의 직무가 즉각 배제되는 탄핵은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라는 태도다. 친윤계 유상범 의원 등은 의총 뒤 성명을 내어 “대통령 임기단축 개헌을 통해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방안, 국회의원의 임기를 단축하여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방안까지도 모두 열어놓고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한동훈계 박정훈 의원은 페이스북에 “계엄령 발동을 막지 못한 건 여당 의원으로서 역사에 죄를 지은 것”이라면서도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건 역사에 더 큰 죄를 짓는 것”이라며 탄핵에 반대한다고 했다. 초선인 김용태 의원은 의총에서 ‘윤석열 특검’을 추진하자며 “특검 결과를 보고 윤 대통령의 탄핵 여부를 판단하자”고 말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의총을 마친 뒤 ‘14일 본회의 표결 참여 여부와 관련한 의견을 나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얘기를 안 했다”며 “(14일 전까지) 의총이 계속 있을 예정이고, 표결 참여 여부는 본회의 직전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의총에 참여한 의원들도 “표결 참여나 당론 변경과 관련한 발언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핵심 당직자는 “표결에 불참한다는 당론은 유지”라고 했다.

당 지도부는 ‘절차상 문제’를 들어 표결 관련 방침을 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지만, 지난 7일 표결 불참으로 윤 대통령 탄핵안을 폐기시킨 것을 두고 여론이 격앙된 상황에서 ‘한가한’ 모습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검찰이 내란죄 피의자 윤 대통령을 출국금지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어, 헌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대통령의 거취를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가 아닌 수사기관이 결정하게 될 가능성도 크다.

국민의힘은 7일 사퇴한 추경호 원내대표 후임을 오는 12일 정하기로 했지만, 이를 두고 계파 갈등도 재연되고 있다. 특히 ‘원조 윤핵관’ 권성동 의원이 후보군으로 거론되자 한 재선 의원은 “친윤계에서 여전히 당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대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의총 내내 장시간 동안 많은 의원들의 의견, 지금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잘 들었다”며 “제가 따로 의견을 제시하지는 않았다”고만 했다.

 

한겨레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