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내년 금리 인하 횟수 줄여
비트코인엔 “비축 불가” 엇박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 도중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내년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저금리를 선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월 의장은 ‘친트럼프 자산’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 비트코인에 대해서도 연준 차원의 보유 불가 입장을 밝혀 최근의 강세장에 찬물을 뿌렸다.
파월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놓고 매파(긴축 선호)적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첫해인 내년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미 1% 포인트를 내렸고 중립금리 수준에도 현저하게 접근했다”고 말했다. 한때 5.25~5.50%까지 끌어올렸던 기준금리를 지난 9월부터 이날까지 총 1% 포인트 내렸지만, 내년부터는 제한적인 폭과 속도로 인하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 경우 내년 1월 20일 취임하는 트럼프와 파월 사이에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진단했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때도 자신이 직접 연준 의장으로 임명한 파월이 고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이유로 그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트럼프가 지난달 대선에서 승리한 뒤 시작된 비트코인의 강세장은 이날 파월의 한마디에 제동이 걸렸다.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의 암호화폐 공약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우리(연준)는 비트코인을 보유할 수 없다. 그것은 의회에서 고려될 사안으로, 연준은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10만4000달러대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이 한때 9만9000달러 선까지 급락했다.
파월의 비트코인 관련 발언도 트럼프와 엇박자를 예고한 신호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지난 7월 비트코인 콘퍼런스에서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비축할 것”이라고 공언했고, 대선 승리 이후에는 친암호화폐 인사들을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등 요직에 대거 지명했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