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미국 저가 항공사 제트블루의 항공기가 존 F. 케네디 공항에 멈춰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저가항공사 제트블루 여객기에서 시신 2구가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7일(현지 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 공항에서 점검을 받던 제트블루의 여객기 랜딩기어(항공기 동체와 바퀴를 연결하는 구조물) 수납공간 쪽에서 시신 2구가 발견됐다. 여객기는 에어버스 A320 기종으로, 전날 오후 7시 49분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을 출발해 같은 날 오후 11시 플로리다 포트로더데일에 도착했다.
제트블루는 성명을 통해 “현재 시신 신원과 어떻게 내부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 등을 조사 중”이라며 “사안을 규명하기 위해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했다.
시신들은 모두 남성으로 추정됐다. 플로리다주 브로워드 카운티 경찰 대변인은 “이외에는 신원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비행기가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어느 곳을 경유했는지 등 조사를 통해 이들이 어떻게 랜딩기어 수납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었는지 알아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구체적인 사망 원인 확인을 위해 부검을 실시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여객기는 뉴욕에서 플로리다로 비행하기 전 자메이카 킹스턴과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를 거쳤다. 이 때문에 숨진 이들이 자메이카인이 아니냐는 추측이 소셜미디어 등에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카미나 스미스 자메이카 외교통상부 장관은 엑스를 통해 “자메이카인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아직 없다”며 “관계 당국과 협조해 정확한 정보가 확인되는 대로 알릴 계획”이라고 했다.
이번 일은 지난달 26일 시카고를 출발해 하와이에 착륙한 유나이티드항공 202편의 여객기 랜딩기어 수납공간에서 시신 한 구가 발생한 지 2주도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당시 사망자가 랜딩기어에 숨어든 이유가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CNN은 “랜딩기어에 숨는 것은 밀입국자들이 사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라고 짚었다.
여객기의 랜딩기어 수납공간은 운항 중 높은 고도에 따른 산소 부족과 기온 급감으로 보통은 사람이 생존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항공청에 따르면, 항공기에 불법으로 탑승하려 시도한 사람의 77%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 가운데 기적적으로 살아남는 사례도 나온다. 2021년에는 한 26세 남성이 과테말라에서 미국 마이애미로 가는 비행기의 랜딩기어 수납공간에 숨어있다가 착륙 후 적발됐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