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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GDP 20% 덴마크 보조금에 의존…경제적 자립 한계도
‘반도체 자원’ 희토류 풍부…美입장선 中 견제용도 한몫
그린란드 총리, 4월 총선서 주민투표 시사


 

지난해 7월 그린란드 서부 케케르탈릭 시의 아투 정착촌에 거주하는 현지 주민들의 모습. [AFP]



“세계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소위 식민주의의 족쇄라고 할 수 있는 협력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전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이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 2기 출범 전부터 영토야욕을 드러내면서 그린란드가 요동치고 있다. 발트해와 북극해 일대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활동이 증가하는 만큼 지정학적인 안보에 중요할 뿐 아니라 반도체, 전기차 등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광물이 그린란드에 풍부하다는 점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그린란드 매입에 재차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헤럴드DB]



트럼프 당선인의 영토야욕에 덴마크 총리는 “그린란드는 매물이 아니다”고 일축하고 관련당국은 자치령 그린란드와 페로제도를 강조한 새 왕실 문장을 돌연 공개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그린란드 정치권에선 아예 덴마크에서 독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그린란드가 실제로 완전한 독립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주민 투표로 완전한 독립 가능…여론조사서 찬성 67%


 

지난해 3월 그린란드 누크에서 열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새 사무실 개소식에서 무테 부르업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가 기자회견을 갖는 모습. 에게데 총리는 지난 3일 신년사에서 오는 4월 의회 선거가 예정된 점을 언급하면서 독립 찬반 주민투표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이터]



그린란드는 주민 투표로 과반의 찬성을 얻을 경우 덴마크로부터 완전한 독립이 가능하다.

그린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다. 한반도 면적의 약 9.7배에 이르며 인구는 5만6000명이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영토이지만 외교·군사 문제를 제외하고는 자치권을 누리고 있다. 거주자 대부분은 유럽계가 아닌 에스키모로도 불리는 이누이트족 원주민이다.

그린란드는 약 300년간 덴마크 지배를 받다가 1953년 식민통치 관계에서 벗어나 덴마크 본국 일부로 편입됐다. 이후 1979년 덴마크 의회에 의해 자치권을 처음 획득한 데 이어 2008년 11월 주민투표, 2009년 제정된 자치정부법을 통해 외교, 국방을 제외한 모든 정책 결정에 대한 자치권을 이양 받았다. 당시 제정된 자치정부법에 따르면 그린란드는 주민투표를 통해 독립을 선언할 수 있다.

실제로 그린란드 주민들 사이에서도 독립을 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2019년 코펜하겐과 그린란드 대학이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그린란드 주민의 67.8%가 향후 20년 내에 덴마크로부터 독립하기를 원한다고 응답했다. 당장 국민투표가 실시될 경우에서도 독립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는 응답이 38%를 기록해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는 응답(33%)을 앞섰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 덴마크에서 그린란드를 사들이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완전한 독립을 원하는 그린란드에선 독립 의지가 한층 달아올랐다는 평가다. 실제로 에게데 총리는 지난 3일 신년사에서 오는 4월 의회 선거가 예정된 점을 언급하면서 독립 찬반 주민투표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린란드, 지정학적·경제적 가치…中 희토류 패권에 도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트럼프 당선인이 그린란드에 유독 눈독을 들이는 배경에는 그린란드가 가진 경제와 지정학적 가치가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더 관심을 두는 쪽은 그린란드의 천연자원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린란드에는 석유, 가스뿐 아니라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 등 반도체, 전기차 등의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을 장악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라는 점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영국 로열 홀로웨이 런던대의 클라우드 도즈 교수는 미국 CNN 방송에 트럼프 당선인 측은 중국이 희토류 생산의 목줄을 쥐고 있다는 데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그린란드 매입 아이디어는 중국 견제에 중점을 둔 방안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9년 8월 그린란드 동부 쿨루수크 마을 근처에서 한 선박이 빙산 인근을 항해하고 있다. [AP]



트럼프 당선인이 기후변화로 인한 그린란드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지구 온난화로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으면 해당 일대의 해운 활동과 천연자원 발굴이 더 용이해질 수 있다는 점을 그가 염두에 뒀을 수 있단 분석이다.
 

“그린란드 임장 갔나” 트럼프 장남, 아버지 전용기 타고 최대도시 누크行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 7일 그린란드를 방문한 이후 소셜미디어에 “그린란드에 도착한 돈 주니어와 대표들, 리셉션을 훌륭했다”며 “그들과 자유 세계는 안전, 안보, 힘, 평화가 필요하다. 이것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거래다. MAGA. 그린란드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GREENLAND GREAT AGAIN!)”라고 적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오른쪽 세번째)가 7일(현지시간) 그린란드를 방문한 모습. [AFP]



도즈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이 북극이 녹고 있다는 아이디어를 본능적으로 알아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린란드가 역사적으로 미국의 안보와 관련해 핵심적인 국가로 여겨진 것도 트럼프의 매입 의사에 한몫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냉전시대 미국을 주축으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는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영국을 잇는 이른바 ‘GIUK 갭’을 통해 러시아의 대서양 진출을 차단·감시했다.
 

그린란드수도 누크의 공항에 ‘트럼프(TRUMP)’ 이름이 새겨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전용기가 세워져 있다. 트럼프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이 전용기를 타고 그린란드 누크를 방문했다. 팟캐스트 영상 촬영을 목적으로 비공개 방문이라 밝혔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그린란드 매입 발언으로 주목받고 있다. [AP]



그린란드 매입을 시도한 역사적 사례도 있었다. 지난 1867년 앤드루 존슨 당시 대통령은 알래스카와 함께 그린란드 매입까지도 고려했다. 2차 세계대전 뒤 해리 트루먼 당시 대통령 역시 덴마크에 그린란드섬 매매가로 1억달러를 제안했단 내용이 덴마크 언론 보도로 알려지기도 했다.
 

독립 열망에도…경제적 자립이 필수 과제


 

7일(현지시간 )그린란드 중서부 애투 마을의 모습. [EPA]



그러나 그린란드가 완전한 독립을 이루기 위해선 덴마크로부터의 경제적 자립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린란드는 광물, 석유, 천연가스 자원이 풍부하지만 경제적 자립성이 취약해 덴마크 정부 보조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린란드는 여전히 국내 어업을 주요 수입원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덴마크로부터 연간 5억유로(약 7530억6000만원) 정도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 이는 그린란드 국내총생산(GDP)의 약 20%에 달하며, 공공 예산으론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그린란드 인구가 약 5만7000명에 불과하단 점도 경제적 자립을 이루기 어려운 문제점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분석가들은 그린란드가 실제 독립을 이룬다고 해서 덴마크와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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