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알타데나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로 주택이 화염에 휩싸였다. /AFP 연합뉴스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의 해안가에서 시작된 산불이 돌풍으로 타고 확산하는 와중에 다른 산불까지 겹치면서 통제 불능 수준이 됐다. AP통신은 “LA 현대사에서 가장 파괴적인 화재”라고 전했다.
8일(현지시각) CNN,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LA 부촌 지역인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에서 처음 발생한 산불은 최근 LA 일대에서 부는 국지성 돌풍 ‘샌타 애나’를 타고 확산했다. 여기에 더해 LA와 그 주변 지역에서 모두 4건의 대형 산불이 동시에 발생했다.
하지만, 진화 작업은 진행되지 못했다. 어둠과 강풍 때문이었다. 이번 산불로 인해 최소 5명이 사망했고, 임야 등 1만6000에이커(약 64.7㎢)가 불에 탔다. 서울 여의도에 약 14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에이튼 캐니언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불에 탄 차량이 도로에 세워져 있다. /UPI 연합뉴스
LA카운티 전역에 걸쳐 7만명 이상에게 대피령이 내려졌고, 수천채 이상의 건물이 산불로 파괴됐다. 앤서니 마론 LA카운티 소방서장은 “1~2건의 대형 산불에는 대비가 돼 있었지만 4건에는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며 진화 인력 부족을 호소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대형 산불을 뉴섬 주지사 탓이라고 주장했다. 뉴섬 주지사는 민주당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LA해안가 부촌 지역인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바람을 타고 번지고 있다. /AP 연합뉴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뉴섬은 지금 사실상 종말이 온 것처럼 불타는 캘리포니아 여러 지역에 매일 물을 흘려보내는 ‘물 복원 선언’에 서명하기를 거부했다”며 “캘리포니아 주민은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그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은 뉴섬의 책임이다. 뉴섬과 그의 LA팀은 화재를 0% 진압했다”며 “무엇보다 소화전과 소방용 비행기에 공급할 물이 없다. 진정한 재앙”이라고 했다.
퇴임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서도 “소화전에는 물이 없고, 연방재난관리청에는 돈이 없다. 이것이 조 바이든이 내게 남긴 것”이라며 “이건 정부가 아니다. 나는 1월20일(대통령 취임식)까지 기다릴 수 없다”고 했다.
한편, 뉴섬 주지사와 통화한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진화에 필요한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을 제공했다”며 “행정부는 대응 지원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화재진압 자체가 어려운 진화율 0% 상황에서 여전히 불길이 번지고 있어 인명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