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저가 전기차 공세에 속수무책
중국 동부 장쑤성 롄윈강항에서 수출 대기 중인 중국 자동차들. 연합뉴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차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일본 3대 자동차 업체 도요타, 혼다, 닛산의 판매량이 하락하며 3년 연속 부진을 이어갔다. 특히 BYD를 필두로 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공세와 치열한 가격 경쟁 속에서 일본차의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일본 업체들은 구조조정과 생산 축소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으나 전기차(EV) 및 자율주행 기술 전환의 속도 차이로 인해 시장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혼다의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30.9% 감소한 85만2269대를 기록, 9년 만에 100만대 아래로 떨어졌다.
또 닛산은 12.2% 감소한 69만6631대, 토요타는 6.9% 줄어든 177만6000대를 팔았다. 3사가 모두 전년 실적을 밑돈 것은 3년 연속이다.
혼다와 닛산은 경영 통합을 협의 중이다. 두 회사의 판매 대수는 총 154만8900대로, 2019년 310만대 이상을 기록한 정점에서 반토막났다.
반면 BYD의 2024년 중국 내 승용차 판매는 2019년 대비 8.5배 증가한 383만대를 올려 두 회사의 판매 대수를 합쳐도 BYD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일본 자동차업체가 어려움을 겪는 배경에는 중국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전기차(EV) 등 신 에너지 차량의 출시가 늦었다는 점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2024년 1~11월 중국 내 가솔린 승용차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19% 감소했다.
또한 BYD는 배터리를 자체 생산해 비용을 낮추고, 다양한 가격대와 차종을 출시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지난해 2월 BYD는 신에너지차(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가 가솔린차보다 저렴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다수 모델의 가격을 인하했다. 이에 따라 일본 업체도 가솔린차 가격을 인하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차의 가격 하락은 동풍혼다가 8.1% 감소한 13만600위안(약 2593만원), 동풍닛산이 3% 감소한 9만6200위안으로 나타났다. 판매대수 감소와 가격 하락이 동시에 발생하며 중국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혼다와 닛산은 중국 내 생산 규모 축소와 인원 최적화에 나섰다. 혼다는 11월 연간 24만대를 생산하는 후베이성 우한공장의 문을 닫았고, 연간 5만대를 생산하는 광둥성 광저우공장은 10월에 폐쇄했다.
닛산은 6월 연간 13만대를 생산하던 장쑤성 창저우공장을 폐쇄했다. 세계 생산 능력을 20%(100만대분) 줄이고 전 세계 직원의 약 7%인 9000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도 발표했다.
중국에서는 신에너지차 판매 점유율이 전체 자동차의 40%에 달했다. 전동차 전환이 어느 정도 완료되면서 기술적 초점이 자율주행 등 인공지능(AI) 활용으로 이동하고 있다. BYD는 올해 신차 판매대수의 60%에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을 장착할 계획이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