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보물' 탐내는 트럼프...지구온난화로 치열해진 자원쟁탈전

by 민들레 posted Jan 1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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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군사적 옵션' 가능성 거론
빙하 속 묻혀있던 희토류 광맥 노출

 

7일(현지시간) 그린란드 서부 케케르타르수아크 인근 해안의 전경 모습. 썰매개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그린란드 서부 케케르타르수아크 인근 해안의 전경 모습. 썰매개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그린란드 매입의지를 재차 강력히 밝히면서 미국과 덴마크의 외교마찰이 심화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표면적으로 유럽과 북미지역을 연결하는 요충지인 그린란드를 러시아와 중국 등 적성국가로부터 보호해야한다는 안보상 명분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급격히 사라지면서 드러난 그린란드의 광대한 희토류 자원을 차지하려는 속셈이 숨어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군사적 강압수단 배제 약속할 수 없어"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그린란드와 파나마운하 통제권 확보 관련 "군사 또는 경제적 강압의 배제는 확언할 수 없다"며 "미국의 경제 및 국가안보에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린란드에 대해 "그린란드 주민들이 독립, 또는 미국으로의 편입을 결정하는 투표에 대해 덴마크가 방해하면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덴마크 영토인 그린란드 매입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후, 재차 매입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이후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그린란드를 방문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주니어는 그린란드 내 정치인이나 유력계 인사와의 만남은 없었다고 해명하며 "그저 관광차 방문한 것이고, 아버지가 그린란드인 모두에게 인사를 전해달라셨다"고 설명했다.

덴마크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과 관련해 즉각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덴마크 TV2 방송에 출연해 "그린란드는 판매대상이 아니다. 그린란드는 그린란드인의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그린란드 매입 의사에 덴마크 총리가 직접 반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과 북미 연결하는 요충지…열강들의 각축장

 

그린란드 남동부 쿨루스크 지역 해안의 빙하 모습. AP·연합뉴스

그린란드 남동부 쿨루스크 지역 해안의 빙하 모습. AP·연합뉴스

덴마크 정부와의 외교적 마찰에도 트럼프 당선인이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시키려하는 표면상 이유는 러시아와 중국 세력 견제에 있다. 유럽과 북미대륙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그린란드가 적성국가의 강제 점령이나 정치적 영향력 발휘로 반미 세력 지역이 될 경우, 미국 안보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앞서 6일 트럼프 당선인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게재한 글을 통해 "놀라운 곳 그린란드가 미국의 일부가 되면 사람들은 엄청난 혜택을 볼 것"이라며 "우리는 그린란드를 사악한 외부세계로부터 보호하고 소중히 여겨야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 뿐만 아니라 북극권에 인접한 국가들은 러시아와 중국의 북극해 진출과 군사적 위협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국은 2010년대부터 북극항로 개설 및 북극지역의 군사적 협력 강화에 나서면서 쇄빙선 함대 훈련을 매년 공동으로 실시하고 있다.

지난달 7일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손을 잡고 북극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북미와 유럽을 타격 가능한 미사일의 북극지역 배치를 시험 중에 있는 것도 매우 우려된다. 앞으로 미국 및 북극권 인접 국가들과 연합해 빙하 아래서 작전 가능한 새 순찰선, 구축함, 쇄빙선 등을 배치하고 항공기와 무인기(드론)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10조달러 희토류 매장된 자원의 보고…지구온난화로 광맥 노출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그린란드 누크에 도착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그린란드 누크에 도착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단순히 지정학적 이득만을 목적으로 그린란드를 원하는 것은 아닐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구온난화가 진행중인 그린란드에 대규모 희토류 광맥이 드러나고 빙하 감소로 항로도 확장돼 경제적 가치 또한 매우 높다는 것이다.

미국지리학협회(AGS)의 조사에 따르면 그린란드는 석유와 천연가스, 철, 구리, 우라늄, 니켈, 텅스텐, 티타늄, 코발트, 금, 백금 등 각종 지하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돼있다. 특히 6억톤(t) 이상의 희토류가 매장돼있으며, 가치는 10조달러(약 1경4500조원)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1970년대 이후 진행된 지구온난화로 그린란드 일대를 뒤덮고 있던 빙하의 47%가 녹아 대규모 희토류 광맥이 표면에 드러나면서 향후 더 많은 희토류 광산이 생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그린란드를 비롯해 북극해 일대도 빙하 감소로 화물선 운항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북극해 일대 화물선 운항은 37% 이상 증가했다. 지구온난화로 쇄빙선 없이 화물선 운항이 가능한 해빙기간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지구온난화가 더 지속될 경우 상시 운항이 가능한 부동항도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로열 홀러웨이 런던대학교의 지정학 전문가인 클라우스 도즈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은 그린란드의 풍부한 천연자원"이라며 "그린란드가 전세계 희토류 시장을 장악한 중국으로부터 안정적으로 희토류를 공급받을 수 있는 지역이 되길 트럼프와 그의 측근들이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