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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 완공된 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 싼샤댐. photo 연합

2006년 5월 완공된 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 싼샤댐. photo 연합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용 댐을 건설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에서 가장 긴 강인 얄룽창포강 하류에 대형 수력발전 댐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10년 넘게 지연된 댐 건설 프로젝트가 사실상 추진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 강 하류 지역 국가들과의 갈등이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억명 사용, 연간 3000억㎾h 전력 기대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의 싼샤댐을 가지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 이창시에 있는 댐으로, 장강(양쯔강) 중류를 가로막아 건설한 댐이다. 1994년 착공식을 시작으로 12년이 지난 2006년 5월 20일 완공되었다. 높이 181m, 길이 2335m로 세계 최대 규모이자 연간 발전량이 882억㎾h(킬로와트시)에 달해 전력 생산량 또한 전 세계 1위로 꼽힌다. 우주에서도 볼 수 있을 만큼 거대한 규모의 수력발전소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27일(현지시간) 중국의 신화통신은 "티베트 자치구 내 얄룽창포강 하류 유역에서 싼샤댐보다 3배나 더 큰 규모의 초대형 수력발전 건설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일명 '슈퍼 댐' 건설이다. 댐 건설 목적은 얄룽창포강의 풍부한 수자원을 활용해 전기가 부족한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함이다. 댐은 티베트 미린현과 모퉈현 사이에 건설될 예정이다.

중국은 약 10년 전부터 얄룽창포강에 수력발전을 위한 댐을 건설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그동안 강 하류 국가들과의 관계를 고려해 수력발전 댐 건설을 보류해 왔지만, 탄소중립 등 국제 상황이 변함에 따라 더 이상 지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수력발전 산업의 역사적 기회가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만약 중국의 계획대로 세계 최대 댐이 건설되면 연간 3000억㎾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인 싼샤댐보다 3배가 넘는 에너지 생산량이다.

얄룽창포강은 중국에서 세 번째로 긴 강이다. 강 길이가 2840㎞에 달한다. 얄룽창포강은 또 5000m가 넘는 세계 최대 협곡을 보유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깊은 이 협곡을 흐르는 강의 한 구간은 협곡 50㎞ 이내에서 2000m 높이로 떨어지는 급격한 낙차 구간이다. 이 낙차는 수력발전을 위한 엄청난 잠재력을 제공한다. 낙차 구간은 또 중국에서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지역 중 한 곳이라서 슈퍼 댐을 건설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혔다.

중국 정부는 댐 건설에 1조위안(약 202조30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세계에서 단일 프로젝트 비용으로는 최대 비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댐의 구체적인 건설 계획 기간이나 소요 비용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문제는 얄룽창포강이 인접 국가인 방글라데시와 인도 북동부로 흐르는 강이라는 사실이다. 즉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과 수원(水源)을 공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인도에서는 이 강을 브라마푸트라강이라고 부른다. 얄룽창포강의 발원지는 티베트 푸란현의 히말라야 산맥 북부에 위치한 앙시 빙하다. 빙하와 눈 녹은 물이 얄룽창포강을 거쳐 방글라데시를 관통, 인도 브라마푸트라강과 합류한다. 브라마푸트라강은 갠지스강과 만나 벵골만으로 나간다.

인도 정부를 비롯한 강 주변 국가들은 얄룽창포강 유역에 초대형 댐을 건설할 경우, 지역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는 걱정과 함께 중국이 '물'을 무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댐의 물을 하류 지역에 갑자기 방류할 경우, 이 강에 농업용수와 식수를 의존하는 하류 지역 수백만 명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싼샤댐보다 3배나 큰 세계 최대 규모의 댐이 들어설 티베트 얄룽창포강. photo CGTN

싼샤댐보다 3배나 큰 세계 최대 규모의 댐이 들어설 티베트 얄룽창포강. photo CGTN



인도·방글라데시는 물 부족 사태도 우려

또 이 거대한 댐을 개발하려면 남차바르와산(해발 7782m)을 통과하는 길이 20㎞의 터널을 최소 4개 뚫어야 하고, 이로 인해 얄룽창포강의 흐름까지 바뀔 수 있어 인도와 방글라데시가 겪는 물 부족 사태가 심화되거나 홍수와 산사태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강의 흐름에 따라 하류 지역의 가뭄과 홍수, 계절적 정상 수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인도는 이 같은 문제를 중국에 지속적으로 항의해왔다.

인도는 또 중국의 슈퍼 댐 건설은 이 지역에 대한 통제력을 갖기 위한 전략적 의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강이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 지역인 아루나찰프라데시를 관통하기 때문에 수자원의 통제권을 중국이 움켜쥘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댐 건설에 대한 우려는 중국 연구원들도 가지고 있다. 중국이 슈퍼 댐을 건설하려는 현장은 지진 발생 가능성이 있는 지각판 경계를 따라 위치해 있다. 이에 중국 연구원들은 가파르고 좁은 협곡에서 이처럼 광범위한 굴착과 댐 건설을 하게 되면 산사태 빈도를 증가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2년 전에 제기한 바 있다.

이처럼 전문가들과 주변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슈퍼 댐 건설 프로젝트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댐 건설 이유로 제시한 명분은 현재 중국 전력의 대부분을 생산하며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 특히 석탄 사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는 2060년까지 탄소중립 국가를 만들겠다는 시진핑 중국 주석의 약속에 따른 조치다.

또 중국 정부는 슈퍼 댐 건설은 전력 생산용이기 때문에 위험성이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얄룽창포강에 수력발전 댐이 세워질 경우 연간 3억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기 생산이 가능하고, 수력발전을 통해 티베트 자치구는 연간 200억위안(약 30억달러)의 수입이 발생한다는 게 중국 정부의 설명이다.

현재 중국은 상하이, 동북지역(랴오닝·지린·헤이룽장) 등의 수백만 가구와 광둥성·저장성·장쑤성 등 공장 밀집 지역이 심각한 전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다수 지역에서 대규모 전력난이 발생하는 원인의 하나는 화력발전소의 발전량이 급격하게 준 까닭이다. 발전용 석탄 가격이 상승하면서 일부 석탄 화력발전소들이 최대한 손해 보지 않는 선에서 발전소를 가동하기 때문이다. 석탄 화력발전은 2020년 기준 중국 전력 생산의 49%를 담당했다. 또 하나는 중국 정부가 에너지 과소비 산업에 대해 전력 공급 제한을 실시한 영향이다. 중국 정부는 전력 사용이 집중되는 시기엔 철강, 시멘트 등 전기를 많이 쓰는 회사들에 대한 산업용 전력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

전력 부족으로 종종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중국의 경제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국은 얄룽창포강의 수력발전 댐 건설이 화력발전소를 크게 줄여 중국의 탄소중립 목표에 기여하고, 경제적으로 낙후된 티베트 지역의 경제 발전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이 슈퍼 댐 건설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간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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