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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가장 주목 받은 것 가운데 하나가 비트코인입니다. 비트코인에 회의적이었던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도중 "미국을 비트코인의 수도로 만들겠다"며 친 가상화폐 정책을 펼칠 것임을 밝혔습니다.

선거일 이후 비트코인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완화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속도에 주춤해지긴 했지만, 비트코인 1개 가격은 한때 11만 달러에 육박하기도 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서 함께 주목받은 나라가 있습니다. 2021년 9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지정한 엘살바도르입니다. 2000년대 초 기존에 쓰던 자국 화폐 콜론을 버리고 달러를 쓰기 시작한 엘살바도르는 이때부터 국가가 나서서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한편, 비트코인으로 모든 생활을 하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엘살바도르에 직접 찾아가 사용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공항 코앞에서부터 일상생활까지

엘살바도르의 관문 산살바도르 국제공항까지는 미국 뉴욕에서 직항으로 약 5시간가량 걸립니다. 꽤 쾌적했던 공항을 나가자마자 바로 앞에 있는 음식점들을 찾았습니다.
 

취재 당시 비트코인 1개 가격을 기준으로 2달러 50센트에 해당하는 비트코인 조각이 빠져나갔다.

취재 당시 비트코인 1개 가격을 기준으로 2달러 50센트에 해당하는 비트코인 조각이 빠져나갔다.


2달러 50센트짜리 빵 한 조각을 주문하고 비트코인으로 결제하겠다고 하자 단말기를 가져왔습니다. 결제 시점의 비트코인 가격을 기준 0.00002557 Sats로 결제를 마쳤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는 엘살바도르에 입국할 때 내야 하는 입국 비자 비용 12달러도 비트코인으로 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별다른 표시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또 우리나라 국민은 입국 비자 비용을 내지 않기 때문에 이민국 직원에게 물어보지도 못했습니다.

산살바도르 시내 곳곳에서도 비트코인을 받았습니다. 식당, 카페, 동물병원까지 마음만 먹으면 비트코인을 받는 곳을 찾아다니며 현금 없이 비트코인만으로 생활이 가능합니다.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방식은?

결제 방식은 이렇습니다. 비트코인으로 결제하겠다고 점원에게 얘기하면 바로 POS 단말기로 결제되는 건 아니었습니다. 별도의 QR코드를 생성할 수 있는 단말기를 가져왔습니다.

그 단말기에 달러 가격을 입력하면, 그에 해당하는 QR코드가 만들어지고, 이걸 구매자 핸드폰에 있는 지갑 앱으로 찍으면 그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이 빠져나갑니다. 낯설기는 했지만, 절차가 그리 복잡하지는 않았습니다.
 

QR코드를 이용해 비트코인으로 결제하고 있다

QR코드를 이용해 비트코인으로 결제하고 있다


여러 가지 비트코인 지갑 앱이 있어 이를 사용할 줄 알면 외국인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엘살바도르인들은 Chivo라는 앱을 사용합니다.

■Chivo 지갑은 무엇?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하면서 만든 앱입니다. 우리나라의 주민등록번호에 해당하는 번호 등을 포함해 여러 정보를 입력해야 해 엘살바도르 국민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 앱의 장점은 이렇습니다. 이 지갑 안에 비트코인이든 달러든 넣어둘 수 있습니다. 또 실시간으로 비트코인이든 달러든 주고받을 수 있고, 이체되는 순간 비트코인을 바로 달러로, 또는 달러를 바로 비트코인으로 변환할 수도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심하다지만 금액이 소액이라면 몇 센트 정도의 차이만 납니다(이익을 볼 수도,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현지인 로드리고 구스만 씨가 치보ATM에서 비트코인을 이용해 현금을 인출하고 있다.

현지인 로드리고 구스만 씨가 치보ATM에서 비트코인을 이용해 현금을 인출하고 있다.


또 곳곳에 Chivo ATM이 있습니다. 달러 현금이 필요하다면 이 ATM에서 비트코인을 곧바로 달러로 출금할 수 있습니다. 계좌에선 그 달러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이 빠져나갑니다. 역시 출금하기 위해 화면을 조작하는 순간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변하기 때문에 그사이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이익을, 내리면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실제 현지 코디네이터의 도움으로 20달러를 출금해 봤는데, 현금은 20달러가 나왔지만, 지갑에서 빠져나간 돈은 19달러 97센트로 표시됐습니다. 20달러 출금 버튼을 누르고 최종 처리되는 사이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 3센트 이익을 본 겁니다.

이 앱 계정을 확산시키기 위해 비트코인의 법정화폐 도입 초기 엘살바도르는 전 국민에게 30달러씩을 나눠졌습니다. 엘살바도르의 한 달 최저임금이 365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절대 적지 않은 금액이었습니다.

■비트코인 비치 '엘 존테'는 정말 비트코인의 천국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지정하기 전부터 비트코인을 일상적으로 쓰기 시작한 곳이 있습니다. 이젠 비트코인 비치로 불리는 '엘 존테'입니다.
 

엘살바도르 엘 존테에서 빙수 장수가 비트코인 결제용 QR코드를 걸어놓고 빙수를 팔고 있다.

엘살바도르 엘 존테에서 빙수 장수가 비트코인 결제용 QR코드를 걸어놓고 빙수를 팔고 있다.


서핑으로 유명한 이곳에 한 서퍼가 2019년, 10만 달러어치 비트코인을 지역화폐로 쓰도록 기부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제는 물건을 사든 집세를 내든 뭐든 비트코인으로 가능합니다. 30분이면 걸어서 다 돌아볼 수 있는 조그만 동네인데, 비트코인 표시를 내건 상점이 30곳이 넘습니다.

1달러 15센트짜리 길거리 빙수 장수도 비트코인을 받을 정도입니다. 단지 비트코인 비치라는 이유로 찾는 관광객도 늘면서 지역 경제도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왔다는 니하트 씨는 오랫동안 비트코인을 지지해 왔다며, 엘 존테가 비트코인 비치이기 때문에 찾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마을 곳곳에선 공사가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식당과 호텔을 새로 짓고 있는 겁니다. 한 호텔 주인은 문을 연 지 1년 됐다며 비트코인 경제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엘 존테에 새로 들어선 호텔. 호텔 주인은 “비트코인 경제에 올라타고 싶어 이곳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엘 존테에 새로 들어선 호텔. 호텔 주인은 “비트코인 경제에 올라타고 싶어 이곳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새로운 사업'의 기회

엘살바도르의 1인당 국민 소득은 4천 달러가 조금 넘습니다. 대부분 현금으로 생활하고, 은행 계좌를 갖고 있는 비중도 낮습니다. 돈을 빌리는 것은 물론, 자금을 빨리 회전시켜야 하는 중소상공인으로서는 은행 접근이 더 절실한 데 그게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이 이런 중소상공인에겐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커피 유통업과 함께 비트코인을 받는 카페를 운영하는 호르헤 크루스 루비오 씨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가 운영하는 카페는 라테를 시키면 라테아트로 비트코인 모양을 그려주기도 합니다.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한 산살바도르의 ‘비트 카페’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한 산살바도르의 ‘비트 카페’


루비오 씨는 모든 거래를 비트코인으로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물품 구입도, 판매도 모두 비트코인으로 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는 비트코인으로 입금이 되는 순간 이를 커피 원두를 생산하는 농가에까지 대금을 송금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습니다.

■나라도 엄청난 수익률 자랑

비트코인 도입을 주도한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한때 비트코인 가격이 추락하면서 세금을 낭비했다는 도전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그렇지 않습니다. 매일 한 개씩 비트코인을 사들이면서 지금 보유하고 있는 게 6천여 개가 넘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1월 10일 오전 10시 현재 시세와 구입 단가를 감안하면 100%가량의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민, 특히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민간 단체와 협업으로 별도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미 프리메르 비트코인(Mi Primer Bitcoin)이라는 단체는 한 해 3천5백 명 이상이 자신들의 기관을 거쳐 간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비트코인에 익숙해지면, 엘살바도르엔 비트코인 경제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엘살바도르 국민들은 비트코인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을까요? 2편에서 계속됩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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