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미국 내 틱톡 서비스 종료… 앱스토어에서도 삭제
트럼프 당선인, 매각 진전 있다면 시한 90일 연장 가능
정보 공유 '파이브 아이즈' 국가, 미국과 같은 결정 내릴 듯
/사진=연합뉴스
18일 오후 9시(현지시간) 미국에선 동영상 소셜미디어 서비스인 틱톡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 “죄송합니다. 틱톡은 현재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 메시지가 나왔다. 앱스토어에서도 사라졌다.
영국 BBC 방송은 이날 미국 내에서 틱톡 서비스가 전면 중단되면서 영국 등 미국의 동맹국도 틱톡 서비스 중단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사라진 틱톡
미국 의회는 지난해 4월 "중국이 틱톡을 통해 미국인의 정보를 수집하거나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틱톡 금지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270일 안에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틱톡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서비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한국은 물론 미국 외 지역에선 틱톡 이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틱톡은 서비스 종료 안내 메시지에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이후 틱톡 복원을 위한 해결책을 함께 찾자고 밝힌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는 공지를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8일 미국 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사업권 매각 시한을) 90일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만약 그렇게 결정한다면, (취임 당일인) 월요일에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면서다.
틱톡 금지법은 ‘매각 관련 중대한 진전이 있을 경우 추가로 시한을 90일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기 재임 때만 해도 틱톡에 대해 반감을 드러냈다. 국가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미국 내 틱톡을 금지하는 행정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팔로워 1480만명을 모으는 등 틱톡을 통해 젊은 세대 지지를 얻으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틱톡, 화웨이 운명 따라갈까 고심
틱톡이 트럼프의 발언에 기대를 건 데는 이유가 있다. 미국에서 틱톡 금지가 실행될 경우 국가 안보를 이유로 틱톡을 금지하는 조치가 전 세계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의견 때문이다.
'사이버 정책 저널'의 편집자인 에밀리 테일러는 "중국의 화웨이와 러시아의 카스퍼스키에서 일어났던 일과 틱톡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사이에는 큰 유사점이 있다"며 "금지 조치가 발효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 카스퍼스키의 대표 백신 소프트웨어 제품은 미국 내 민간 및 군용 컴퓨터에서 사용이 금지됐다. 2017년 크렘린궁이 해당 백신을 해킹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미국 내에서 사용이 금지됐고 영국 등 다른 동맹국들도 차례로 금지 조치에 동참했다. 결국 카스퍼스키는 미국과 영국 등에서 사업을 철수했다.
중국의 통신 대기업인 화웨이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파이브 아이즈 동맹' 움직임 주목
미국이 동맹국을 대상으로 안보 문제에 대한 강도 높은 로비를 벌이는 것은 사이버 정책의 여러 측면에서 자주 나타나고 있다. 주로 '파이브 아이즈 동맹'이 미국과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파이브 아이즈 동맹은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5개 영어권 민주주의 국가 간에 체결된 긴밀한 정보 공유 협정이다.
현재 이 동맹에 속한 모든 회원국이 정부 장비에서 틱톡을 금지했다. 일부 회원국은 공개적인 경고를 발표하기도 했다. 캐나다는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틱톡의 캐나다 사업 중단을 명령했다.
여기에 오스트리아와 벨기에, 에스토니아, 프랑스, 네덜란드, 노르웨이, 대만 등에서도 국가가 채용한 직원이나 공무원, 군인의 통신 기기에서는 사용이 금지됐다.
화웨이와 카스퍼스키 사례처럼 파이브 아이즈 동맹의 움직임이 연쇄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식 당일 어떤 발표를 하느냐에 따라 틱톡이 화웨이나 카스퍼스키와 다른 길을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밀리 테일러는 "(동맹국들이 틱톡 금지에 동참할지는) 미 행정부가 얼마나 많은 압력을 가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외교 정책 의제가 많다면, 동맹국들에게 금지 조치를 따르도록 강요하는 것이 정책 의제 목록에서 후순위로 밀려나 다른 국가들이 금지 조치를 하지 않고 대기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BBC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