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그가 4년 만에 역사적인 '징검다리'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미국 이익 중심의 트럼프 2기 정부가 글로벌 안보와 국제 무역 질서에 또 대변혁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20일 낮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 중앙홀(로툰다)에서 취임식을 한다. 그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한 뒤 취임사를 하고 국정 비전을 밝힐 예정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임기는 낮 12시(한국 시간 21일 오전 2시) 시작된다. 그는 취임식 후 의회 오찬과 군 사열 행사 등을 하고 백악관에 입성할 예정이다.
대선 때 '취임 당일 하루는 독재를 하겠다'고 밝힌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경제, 통상, 이민, 에너지, 대외정책 등 100여개의 '무더기 행정명령'을 내려 국정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즉각적인 고율 관세 부과 시행 여부가 관심을 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직후 불법 이민 및 마약 유입 방지에 노력하지 않는다며 취임 당일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각 25%, 중국에는 10%의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또 모든 나라에 10% 내지 20%의 기본 관세, 중국에 대한 60%의 추가 관세 등도 공약했다. 관세 부과로 제조업체들이 미국에서 물건을 만들 수밖에 없도록 해 한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제조업체들이 미국으로 대규모로 유입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법적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무역법이 아니라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에 따라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 속도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캐나다, 멕시코 등은 이미 보복관세 방침을 세웠다. 트럼프 당선인이 실제 관세 부과에 나서면 글로벌 통상 전쟁이 시작되어 국제 무역 질서가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대응 방식도 국제적 관심사다. 트럼프 당선인은 '데이원(Day 1·정권 1일차)' 공약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강조했지만 지난달 타임지 인터뷰에서는 '상황이 복잡하다'며 쉽지 않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반대한 트럼프 당선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빨리 회동해 전쟁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과 푸틴 대통령간 회동을 위해 물밑 준비가 진행 중이며 두 사람은 전화통화를 먼저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인 측에선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우크라이나가 전부 수복하겠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언급이 나오고 있다. 만약 우크라이나의 영토 일부 포기 등이 포함된 협상이 현실화되면 향후 유럽은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와 동맹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복잡하게 하는 요인으로 '북한의 참전' 문제를 거론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과정에북한 문제가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조기에 북미간 대화나 정상간 외교로 발전할 수도 있다.
그동안 트럼프 당선인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을 강조해왔고 특히 "핵무기를 가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잘 지내는 것이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을 이른바 '부자 나라'로 지목해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다시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승리 뒤 파나마운하 반환,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및 캐나다 미국 편입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경제적 강압은 물론 무력 사용 가능성도 시사해 실제 현실이 될 경우 엄청난 국제적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취임 첫날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의 전기차 세액 공제 제도를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반도체지원법에 따른 투자에 대한 지원도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해외 생산에 대해 관세를 매기면 보조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만약 전기차 및 반도체 지원 등의 정책이 바뀔 경우 현대차·기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바이든 정부에서 큰 대미 투자를 한 한국의 기업도 영향을 받게 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 출생 시민권 제도 폐기 ▲ 석유 시추 등 에너지 개발 허용 등의 정책도 취임 즉시 시행하겠다고 공언했다.
불법 이민자 추방은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란 보도도 나오는 등 트럼프 당선인 측이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 공약대로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인플레이션 문제가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경제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