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결혼 합법화 태국…첫날부터 1,800쌍 혼인신고

by 민들레 posted Jan 2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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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결혼 합법화 첫날…1,832쌍의 동성 커플 혼인신고 완료
총리 "모든 커플이 태국에서 명예와 존엄을 가지고 살게 될 것”

 

태국 성소수자 축제 / 사진 = AP

태국 성소수자 축제 / 사진 = AP


동남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태국에서 법 시행 첫날, 1,800쌍 이상의 커플이 결혼하며 축복 속에 혼인신고를 마쳤습니다.

태국 지방행정부는 23일(현지시간) 동성 결혼 합법화와 함께 전국적으로 약 1,832쌍의 동성 커플이 결혼하고 공식적으로 혼인신고를 마쳤다고 발표했습니다.

태국 전역의 구청과 행정 사무소는 혼인신고를 하고 혼인증명서를 받기 위해 방문한 동성 커플들로 붐볐습니다.

방콕 방락 구청에서 혼인신고를 마친 수말리 수드사이넷(64)과 타나폰 초콩숭(59) 커플은 AFP 통신에 “10년 동안 이날을 기다려왔다”며 “동성 결혼 합법화로 우리의 존엄성이 높아졌다. 이제 이성애 커플과 동일한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수말리는 "동성 결혼 합법화로 우리의 존엄성이 높아졌다. 이성애 커플과 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됐다"면서 "오늘의 내 감정은 너무나 벅차서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태국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첫 날인 지난 23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행사장에서 부부가 입장하고 있다. / 사진 = AP

태국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첫 날인 지난 23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행사장에서 부부가 입장하고 있다. / 사진 = AP


방콕 대형 쇼핑몰 시암파라곤에서는 방콕시와 성소수자(LGBT) 단체 방콕프라이드가 주최한 ‘결혼 평등의 날’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 행사에서 최소 190쌍의 동성 커플이 결혼했으며, 신혼부부들은 무지개색 카펫 위를 걸으며 축하를 받았습니다.

패통탄 친나왓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제부터 모든 사랑이 법으로 인정될 것이며, 모든 커플이 태국에서 명예와 존엄을 가지고 살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는 또한 엑스(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오늘 무지개 깃발이 태국 위에 자랑스럽게 휘날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태국은 동남아에서 처음, 아시아에서는 대만과 네팔에 이어 세 번째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습니다. 태국 하원과 상원은 각각 지난해 3월과 6월 결혼평등법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고, 같은 해 9월 국왕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새 법은 기존의 결혼 규정을 수정해 ‘남녀’와 ‘남편과 아내’라는 표현을 ‘두 개인’과 ‘배우자’라는 성 중립적 용어로 변경했습니다. 이에 따라 18세 이상이면 성별과 관계없이 혼인신고가 가능해졌고, 상속, 세금 공제, 입양 등 권리도 이성 부부와 동일하게 보장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세타 타위신 전 총리는 이날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남녀 두 개의 성별만 있을 것”이라고 한 발언을 겨냥해 “우리는 그보다 훨씬 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태국의 진보적 변화를 자부했습니다.

 

 M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