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여 만에 지지율 2%→11%
두 손 흔들며 인사 -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서울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열린 ‘고령자 계속 고용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도중 두 손을 들고 관계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대선 후보 지지도 1위는 대부분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차지했다. 양자 대결에서 김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앞선다는 결과도 있었다. 얼마 전까지 대선 후보군(群)에 끼지도 못했고, 별다른 정치 활동도 하지 않는 김 장관이 탄핵 국면에서 급부상하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대통령 탄핵이 부당하다고 판단하는 보수 지지층이 김 장관으로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경쟁력이 있는 주자는 많을수록 좋다”는 기대와 “당의 중도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김 장관 지지율은 11%로 여권 주자 가운데 가장 높았다.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달 6일 발표된 한국갤럽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2%였던 김 장관 지지율이 한 달여 만에 두 자릿수로 올라선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31%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장관은 지난달 11일 열린 ‘12·3 비상계엄 사태’ 국회 긴급 현안 질문 당시 서영교 민주당 의원의 국무위원 사과 요구를 홀로 거부했다. 이후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의 헌법재판관 임명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었고, 지난 6일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 대통령의 체포를 시도하자 “너무 가혹하고 심하다. 민심이 뒤집어지고 있다”고 했었다.
이재명 대표와 가장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로 김 장관이 대비되고 있다는 점도 지지세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일부 주변 인사들은 김 장관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했지만, 김 장관은 “대통령 복귀가 우선”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지지율 상승은 김 장관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다만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김 장관의 약진에 대해 “심경이 복잡하다”는 말도 나온다. 김 장관 중심으로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비상계엄과 거리 두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영남권 의원은 “당내에서 ‘비상계엄은 정당했다’는 세력이 주도권을 잡게 된다면, 결국 중도층은 우리 당을 외면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