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신도시 전경. 사진=뉴시스
'반세권(반도체+역세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신도시 재건축 등’
지난해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주요 호재다. 하지만 이같은 개발 이슈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아파트값이 하락한 지역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통계를 분석한 결과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 16곳의 아파트값이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은 도봉구가 0.45%로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하락 지역은 나오지 않았다.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곳은 경기와 인천지역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하락 지역 가운데 개발 호재 지역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반세권 최대 수혜지역인 평택시가 -2.93%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가 위치한 이천시도 아파트값이 3.69% 하락했다. 이천시는 수도권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자료 : 한국부동산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평택시 고덕동 ‘호반써밋고덕신도시’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6억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같은 해 4월에는 7억4000만원에 팔렸다. 8개월 만에 1억4000만원 가량 빠진 것이다. 아울러 반세권 수혜지역 가운데 하나인 용인시 처인구도 -0.82%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하락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1기 신도시 재건축 대상 지역인 일산 신도시도 그 가운데 하나다. 일산신도시가 위치한 일산 서구와 동구는 지난해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각각 -2.59%, -1.28% 등을 기록했다. 고양시 전체 아파트값도 0.13% 하락했다.
분당과 달리 일산의 경우 신도시 재건축 호재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 최고가 대비 크게 떨어진 값에 거래되고 있다. ‘후곡16단지’ 전용 71㎡의 경우 최근 4억원에 거래됐다. 2021년 최고가는 6억6000만원이다.
집값 하락 지역에는 GTX 수혜 지역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경기 파주시다. 파주시 아파트값은 지난해 1.02% 떨어졌다. 서울과의 접근성 개선 호재에도 아파트값이 맥을 못 춘 것이다.
GTX 호재로 뜨거웠던 인천 연수구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연수구는 송도 신도시가 위치한 곳이다. 지난해 연수가 아파트값은 0.36% 하락했는 데 인천에서는 유일한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로 연수구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는 지난 2022년에 12억45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러나 최근 6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 침체에 공급물량 과잉 등이 겹치면서 호재에도 불구하고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주택시장의 두드러진 점은 ‘지역분화’ 현상”이라며 “같은 행정권역 이라도 동네 상황에 따라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