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성년자 10명 중 1명 꼴로 주식 투자
미성년자 계좌 활용 시 비과세 증여 가능…19세까지 4000만 원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세뱃돈을 현금 대신 주식 계좌에 넣어주세요."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부모들이 최근 아이들의 조기 금융교육에 관심을 가지면서 미성년자 주식 계좌 개설이 증가하는 추세다. 미성년자들 역시 일찌감치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금융 개념을 체득하기 위해 주식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성년자 명의의 주식 계좌를 활용하면 비과세 증여가 가능하다는 점도 이러한 트렌드 형성에 일조하고 있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성년자 주주는 2019년 약 9만 8600명이었으나, 2020년에는 약 27만 3700명으로 약 178% 증가했다. 2021년에는 전년 대비 약 140% 늘어난 65만 6340명을 기록했으며, 2022년에도 전년 대비 14% 증가한 75만 명에 달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초·중·고교생인 8~19세 투자자가 58만 1257명으로, 해당 연령대 인구(553만 7784명)의 10.5%를 차지했다. KB증권에 따르면 미성년자 증권 계좌 고객 수는 2019년 1만 1632명에서 2023년 17만 명 이상으로 4년 만에 15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데이터는 미성년자 주식 계좌 증가 추세를 명확히 보여준다.
미성년자 계좌 활용 시 비과세 증여 가능…19세까지 최대 4000만 원
미성년자 명의의 주식 계좌를 활용하면 비과세 증여가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재산을 무상으로 이전할 경우 통상 증여세를 부담해야 하지만, 미성년자는 19세까지 10년 단위로 2000만 원씩, 최대 400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녀가 어릴수록 10년 주기의 증여를 반복할 수 있어 절세 효과가 더욱 커진다.
또한 주식 투자로 인한 시세차익은 증여세 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자녀 계좌에서 발생한 수익은 모두 자녀의 몫이 된다. 이에 따라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현금보다 금융 자산을 활용해 자녀에게 자산을 증여하려는 부모들이 증가하고 있다.
단순히 자산을 증여하는 것을 넘어, 자녀들에게 금융 투자와 시장에 대한 개념을 어릴 때부터 교육하려는 부모들도 늘어나고 있다. 미성년자 주식 계좌는 절세와 자산 증여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녀에게 조기 금융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미성년자 계좌 개설 시 친권자 신분증·가족관계증명서·기본증명서 서류 필요
미성년자 계좌 개설은 성인의 계좌 개설 방식과 유사하다. 다만, 친권자인 법정대리인의 신분증(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과 함께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상세) 등의 서류가 추가로 필요하다.
해당 서류에는 주민등록번호가 전부 기재되어 있어야 하며, 서류는 신청일 기준 3개월 이내에 발급된 것이어야 한다. 필요한 서류는 정부24 웹사이트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비대면 방식으로 계좌를 개설할 경우, 증권사 애플리케이션(MTS)이나 PC(HTS)에서 서류의 진위 확인만으로 간단히 절차를 완료할 수 있다.
현재 미성년자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증권사로는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등이 있다.
증권사들, 설 연휴 맞아 미성년 투자자 모시기
설 연휴를 맞아 증권사들은 미성년자 전용 상품을 적극적으로 선보이며 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오는 3월 31일까지 미성년자 신규 고객 및 해외주식 6개월 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를 1년간 우대해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미국 주식 및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수수료는 첫 5개월 동안 무료이며, 이후 7개월간은 0.05%의 수수료가 적용된다. 달러 환전 수수료도 1년간 95% 우대받을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6월 30일까지 비대면으로 다이렉트 주식 계좌를 최초로 개설한 미성년자 고객에게 주식 매수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현금 2만 원을 지원한다.
100만 원 이상 주식 주문 시 1만 원을 지급하며, 매수 금액에 따라 최대 18만 원(10억 원 이상 투자 시)을 추가 지원한다.
국내 주식과 미국 주식의 온라인 거래 수수료는 90일간 무료로 제공되며, 이후 국내 주식은 0.0036%, 미국 주식은 0.07%의 우대 수수료가 적용된다.
키움증권은 오는 3월 31일까지 비대면 최초 미성년자 신규 고객에게 코스피200 종목 주식 중 1주를 랜덤으로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국내 주식을 100만 원 이상 거래할 경우 추가로 4주를 지급하며, 미국 주식 첫 거래 고객에게는 33달러 상당의 주식 구매 지원금을 제공한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