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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적인 푸른 빛 띤 뱀 지구촌 곳곳에 분포
’북미의 구렁이’로 사랑받는 블루 레이서
파랑-검정 고리무늬로 뱀장어 사냥하는 푸른입술바다뱀
파랑 몸통에 빨강 머리와 꼬리 가진 아름다운 무늬의 말레이시아푸른산호뱀


발도 없어 몸통으로 꾸불텅 꾸불텅 기어다닙니다. 울림통이 없으니 울음소리를 내지 못하고 그저 ‘쉿, 쉿’ 할 뿐입니다. 씹고 끊는 이빨이 없다보니 살아있는 몸뚱아리를 통째로 삼킵니다. 개구리 등 희생물은 두눈을 번쩍 뜨고 숨을 헐떡이는 채로 온전한 모습으로 목구멍으로 빨려들어가고 맙니다. 자연다큐멘터리 속 뱀의 모습이에요. 괴이쩍고 섬뜩하며 기이합니다. 그래서 열 두 해에 한 번 씩 뱀띠해가 돌아올 때마다 사람들은 뱀에게서 어떻게든 긍정적이고 매력적인 모습을 이끌어내려고 애쓰죠. 설날과 함께 본격적인 뱀띠해가 시작됐습니다.
 

푸르스름한 빛을 한 블루레이서./Canadian Geographic

푸르스름한 빛을 한 블루레이서./Canadian Geographic


언제부턴가 새해가 되면 그해의 띠 동물에 색깔을 붙여 소개하는게 관행이 됐어요. 그래서 올해는 그냥 뱀의 해가 아니라 청사, 즉 푸른 뱀의 해라고 하죠. 고동색, 회갈색, 잿빛, 검붉은 색 등 대체로 우중충한 색깔의 비늘로 덮여있는 뱀이기에 푸른 뱀이라고 하면 전설 속 마법의 짐승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푸른 색의 뱀이 있어요. 사는 곳도, 습성도, 생김새도 완전히 딴판이지만 ‘블루’라는 공통점으로 묶인 아름다운 청사 세 종류가 있습니다.
 

/Unites States Fish and Wildlife Service블루 레이서가 나뭇가지 위에서 모처럼 휴식을 취하고 있다.

/Unites States Fish and Wildlife Service블루 레이서가 나뭇가지 위에서 모처럼 휴식을 취하고 있다.


먼저 캐나다와 미국이 국경을 접한 북아메리카를 상징하는 토종뱀인 블루 레이서(blue racer)가 있습니다. 이름이 말해주듯 회색의 등과 흰색의 배가 연결되는 옆구리 부분이 푸른 빛이 감도는 비늘로 덮인,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뱀이죠. 오대호를 중심으로 한 미국 미시간·인디아나, 캐나다 온타리오주 등에 폭넓게 분포해있어요. 몸길이가 1.5m까지 자라는 제법 큰 덩치입니다. 이 아름다운 뱀에게 조물주는 독까지 부여하지는 않았어요.
 

푸른 빛깔을 한 블루레이스. 독이 없는 북미 토종이다./John White Maryland Government.

푸른 빛깔을 한 블루레이스. 독이 없는 북미 토종이다./John White Maryland Government.

 

그 덕에 지역 주민들은 이 뱀을 매우 친근한 대자연의 벗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합니다. 독없는 뱀의 대명사인 구렁이와 능구렁이가 우리나라에서 사랑받는 것처럼요. 비슷한 덩치를 가진 여느 뱀들처럼 개구리·물고기·쥐·종다리 등을 잡아먹고 너구리·매·왜가리 등의 한끼 식사로 희생됩니다. 이 엄혹한 대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들이 발전시킨 무기가 있어요. ‘방울뱀 흉내내기’죠. 천적이 다가오면 꼬리를 쳐들고 파르르르 소리를 만들냅니다. “난 독이 있으니까. 먹으면 너도 죽는거다”라고 경고를 보냅니다. 이런 몸부림도 방울뱀 사냥을 오히려 즐기는 길달리기새 같은 사냥꾼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파랑-검정 고리무늬를 한 푸른입술바다뱀./Snakes of Taiwan

파랑-검정 고리무늬를 한 푸른입술바다뱀./Snakes of Taiwan


두번째 푸른 뱀은 뱀중에서도 특히 신비감이 감도는 종류인 바다뱀의 한 종류인 푸른입술바다뱀입니다. 동남아시아와 대만 등을 아우른 서태평양 일대에 널리 분포하고 있는 이 뱀은 몸길이가 1.2m정도인데 전신의 비늘은 검고 푸른무늬고리로 연달아 덮여있어요. 바다뱀 특유의 선명하고 화사한 색감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뱀입니다. 아니, ‘바다에도 뱀이 살아?’라고 궁금해하실 법한 분들도 계실텐데요. 예. 그렇습니다. 바다에도 뱀이 삽니다.
 

파랑-검정 고리무늬의 푸른입술바다뱀. 맹독성 파충류이다./Thai National Parks

파랑-검정 고리무늬의 푸른입술바다뱀. 맹독성 파충류이다./Thai National Parks


뱀은 양극지역을 제외한 지구의 모든 기후와 지형에 맞춰 제 몸을 변형하며 지금의 왕조를 이뤘죠. 푸른입술바다뱀 역시 여느 바다뱀들처럼 세로로 홀쪽한 꼬리를 지느러미처럼 꾸불텅거리며 바닷속을 유유히 헤엄칩니다. 납작하거나 뚱뚱하지 않아 삼키기 쉬운, 그래서 자기 몸처럼 길쭉한 뱀장어류를 즐겨 사냥하죠. 여느 바다뱀들과 마찬가지로 뱀 무리를 통틀어서 최강수준의 독을 몸속에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간해서는 먼저 물지 않을 정도로 소극적이고 온순한 성격이기도 합니다.
 

푸른입술바다뱀이 태국 코사무이 일대 바닷속을 헤엄치고 있다./Wikipedia

푸른입술바다뱀이 태국 코사무이 일대 바닷속을 헤엄치고 있다./Wikipedia


이제 세번째 푸른뱀을 만나러 생태의 보고인 동남아시아의 열대우림으로 가봅니다. 첫번째 소개했던 블루레이서가 엄밀히 말하면 ‘푸르스름한 뱀’이고, 뒤이어 소개한 푸른입술바다뱀이 ‘파랑·검정의 알록달록무늬’라고 하면 이번에 소개할 뱀은 푸르락불그락한 뱀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브루나이 등에 걸쳐서 분포하는 말레이시아푸른산호뱀입니다. 이 뱀은 단언코 ‘가장 아름다운 무늬를 가진 뱀’의 유력 후보로 꼽을만 해요.
 

꼬리를 쳐들고 경계 태세를 취하고 있는 말레이시아푸른산호뱀./Thai National Parks

꼬리를 쳐들고 경계 태세를 취하고 있는 말레이시아푸른산호뱀./Thai National Parks


꼬리와 머리를 뺀 기다란 몸통은 넘실대는 파도 같은 짙은 푸른색으로 덮여있어요. 그 가운데 옆줄은 창창하게 빛나는 하늘빛처럼 영롱합니다. 그 몸뚱아리의 처음과 끝은 밝고 선명한 빨강이에요. 화려함으로 이름난 산호뱀의 멤버 답습니다. 뱀의 여러 무리 중에서 산호뱀은 ‘작고 아름답지만 무서운 놈’으로 이름나있습니다. 거의 모든 종류가 전체 몸길이가 50~70㎝의 소형중이에요. 어느 천재 예술가가 그림을 그린 것처럼 대개 화사하고 알록달록한 무늬를 갖고 있어요. 그리고 하나같이 제몸보다 작은 뱀을 사냥해 삼키는, 일종의 카니발리즘적인 식성을 갖고 있죠.
 

말레이시푸른산호뱀. 산호뱀 중 드물게 아시아에 살며 덩치도 매우 크다./The Reptile Report Facebook

말레이시푸른산호뱀. 산호뱀 중 드물게 아시아에 살며 덩치도 매우 크다./The Reptile Report Facebook


산호뱀은 대부분 아메리카 대륙에 분포하고 있지만, 말레이시아푸른산호뱀은 개중 드물게 아시아에 살고 있습니다. 다 자라면 덩치가 1.8m로 다른 산호뱀들보다 세 배이상 큽니다. 이 아시아의 거대 산호뱀이 미주대륙의 산호뱀들과 마주치면 디아스포라 동족들을 만나 반가워할새도 없이 포식본능으로 대번에 머리를 물고 꾸역꾸역 삼킬 것입니다. 말레이시아푸른산호뱀은 사람도 죽일만큼 강력한 독을 품고 있어요. 위협을 느끼면 줄행랑을 치지만 더러는 꼼짝도 않은 채 핏빛처럼 붉은 꼬리를 쳐들고 경고 메시지를 보냅니다. 섬뜩한 동시에 아름다운 장면이죠.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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