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쓸어내린 에어부산 승객들…신속한 대피가 참사 막았다

by 민들레 posted Jan 3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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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밤 불에 탄 에어부산 항공기. 부산시 제공

지난 28일 밤 불에 탄 에어부산 항공기. 부산시 제공


"항공기 지연이 아니었다면…."

29일 오전 부산소방재난본부는 김해국제공항에서 브리핑을 열어 전날 일어난 홍콩행 에어부산 화재 진압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한 부산시 및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 등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들은 브리핑 직후 화재 현장을 둘러보며 화재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학 부산강서소방서 현장대응단장은 "초속 8~10m에 이르는 강풍으로 불길이 빨리 번졌다"며 "비행기 상단이 전소하며 피해가 컸지만, 다행히 16t에 달하는 항공유에 불길이 닿기 전 진압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자칫 공항 일대가 대형 화재 폭발로 이어질 뻔했다는 게 부산소방본부의 설명이다.

사고 항공기는 부산에서 홍콩으로 향하는 에어부산 항공기로, 지난 28일 밤 9시 55분 이륙이 예정돼 있었다. 5~10분가량의 항공 지연이 결과적으로 참사를 막은 계기가 됐다.

부산소방본부에 출동 명령이 떨어진 건 30여분 뒤인 밤 10시 26분. 소방 인력이 현장에 도착하기 3분 전인 밤 10시 32분께 이미 승객들이 슬라이드 이용해 대피를 끝냈다. 3명의 승객이 탈출 과정에서 타박상 등의 경상을 입었고, 승무원 4명이 연기 흡입으로 병원에 이송됐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29일 김해국제공항에서 브리핑을 열어 전날 발생한 에어부산 화재 피해 상황을 보고했다. 부산시 제공

부산소방재난본부는 29일 김해국제공항에서 브리핑을 열어 전날 발생한 에어부산 화재 피해 상황을 보고했다. 부산시 제공


비행기 꼬리 부분에서 시작된 불은 비행기 상단 부분을 중심으로 날개 방향으로 번졌다. 밤 10시 40분께 불길이 확산하자 부산소방본부는 날개 부위의 항공유 연료 탱크를 지키기 위해 인력과 장비를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김 단장은 "날개 부분 폭파에 대비해 밤 23시 19분께 특수차를 도입했다"며 "5분 뒤 초진, 밤 11시31분께 완전 진압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1일 도입한 공항 119 센터의 역할이 화재 초기 진화에 상당히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와 부산소방본부 등은 30일 오전 10시 현장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에어부산에 따르면 기내 후방 좌측 선반에서 타닥거리는 소리와 함께 발화가 시작됐다. 당시 승객 안전을 확인하던 승무원이 화재 확인과 기장에게 상황을 보고했으며, 기장은 유압 및 연료 계통을 즉시 차단하고 비상 탈출을 알렸다.

연기가 급속도로 확산해 화재 안내 방송을 할 시간적 여력이 없었다는 게 에어부산 측의 주장이다. 안내 방송 대신 비상구를 열어 승객의 탈출을 유도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비상구 열 승객은 비상시 승무원을 돕는 역할로, 비상 탈출 시 승객이 직접 비상구를 조작해 탈출이 가능하다"며 "소방 인력 도착 전 승객 대피가 마무리돼 화재 진압이 빠르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에어부산은 대표이사 주관의 초동조치팀 및 비상대책반을 열었다. 사고 항공기 대체 편은 29일 밤 10시, 30일 새벽 3시 10분 등 두 편을 마련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