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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 연합뉴스


도널드 드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1일부터 캐나다, 중국, 멕시코 등 일부 국가에 관세를 부과할 방침을 재확인한 가운데,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31일 WSJ는 ‘세계에서 가장 어리석은 무역전쟁’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WSJ는 “중국을 제외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웃 국가에 대한 경제적 공격을 정당화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트럼프의 관세 부과 명목에 대해 반박했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부터 중국이 배포한 엄청난 양의 펜타닐(마약)이 캐나다와 멕시코 등으로 우회해 미국으로 들어온다고 주장하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는데, WSJ는 “마약은 수십 년 동안 미국으로 유입되어 왔으며, 미국인들이 계속 사용하는 한 계속 유입될 것”이라며 “어느 나라도 이를 막을 수 없다”고 했다. 또한 “트럼프는 관세만을 원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고, 마약은 그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했다.

WSJ는 “트럼프는 종종 미국이 아무것도 수입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지만,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아니며 살고 싶어하는 세상도 아니다”라고 밝히며 그 예시로 미국 자동차 산업을 들었다. WSJ는 “이 산업은 실제로 (미국만의 산업이 아닌) 북미 산업으로, 3개국의 공급망이 고도로 통합되어 있다”고 했다. 지난해 캐나다는 미국 자동차 부품 수입의 약 13%를 공급했고 멕시코는 약 42%를 공급했다. WSJ는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는 이 무역 없이는 경쟁력이 훨씬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농산물들이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멕시코산 농산물은 총 미국 농산물 수입의 약 23%를, 캐나다산은 약 20%를 차지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보카도의 경우 90%가 멕시코산이다.

WSJ는 트럼프가 쏘아 올린 무역 장벽이 보복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며 과거 사례를 들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멕시코 화물 트럭이 자국에 입국할 수 있도록 허용했던 방침을 전미트럭운전사조합 등의 반대로 철회했는데 그에 대한 보복으로 멕시코는 24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농·공산품 90개 품목에 대해 10~20%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2018년 트럼프가 멕시코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했을 때도 멕시코는 미국산 철강, 돼지고기 제품, 생치즈, 버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대응했다.

WSJ는 “미국이 친구와 맺었던 조약을 무시하려는 의지를 표한다면 다른 나라들도 거래를 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북미 무역 전쟁이 지속된다면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전쟁 중 하나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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