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탱 트뤼도(왼쪽) 캐나다 총리,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연합] |
캐나다와 멕시코 정재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 관세 부과를 실현하자 보복성 대응을 시작했다. 캐나다는 풍부한 자원을 활용해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고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을 예고했고, 멕시코도 자국 이익 보호를 위한 조치에 즉각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엔 미국이 필요로 하는 자원 많아…힘 발휘할 것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더그 포트 온타리오주 주지사는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직후 “이제 캐나다는 반격하고, 더 강하게 반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주지사로서 미국이 상응하는 값을 치르도록 할(dollar for dollar) 연방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전폭 지원하겠다”며 “캐나다에는 주요 광물과 에너지, 전기 등 미국이 필요로 하는 자원이 많다. 우리는 이런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연방정부는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관세에 맞설 모든 법적 대응도 강구해야 한다”면서 “캐나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는 미국을 해치고, 미국인들을 더 가난하게 만들 뿐”이라고 말했다.
다니엘 스미스 앨버타주 주지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이 결정은 캐나다인과 미국인 모두에게 피해를 줄 것이고, 양국 간의 중요한 관계와 동맹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미스 주지사는 이어 “우리는 이제는 주요 고객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정치 및 무역 관계를 전 세계로 확장해야 한다”며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 많은 천연자원을 보유한 우리 나라의 경제적 잠재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보복 대응을 밝힌 이도 있었다. 팀 휴스턴 토바스코샤주 주지사는 “미국 기업의 주 정부 조달 입찰을 제한하고 기존 계약 취소 방안을 검토하겠다”면서 “3일부터 미국산 상용차의 도로 통행료를 두 배로 올리고, 4일부터 주 정부 산하 주류 공기업의 판매 목록에서 미국산 술을 제외한다”고 말했다.
아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결집한 미국의 ‘레드스테이트’(공화당 강세지역)를 타겟으로 보복할 것을 밝힌 이도 있었다. 데이비드 이비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주지사는 이들 지역에서 생산한 주류에 대해 판매 중단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후임 후보군으로 꼽히는 마크 카니도 BBC와 인터뷰에서 “상응하는 값을 치르도록 할 대응이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에너지 및 천연자원부 조너선 윌킨슨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캐나다는 관세를 발생시킬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항상 캐나다인의 수호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캐나다 상공회의소는 성명을 통해 “관세는 모든 캐나다와 미국인들의 삶에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모든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캐나다 최대의 일반 노동조합인 유니포(UNIFOR)는 “트럼프가 캐나다 노동자를 상대로 경제 전쟁을 선포한 만큼 강하고 빠르게 반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멕시코 대통령 “보복 관세 즉각 지시”…펜타닐 유입 지목 ‘중상모략’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AFP] |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대응해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관세 부과 발표 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경제부 장관에게 멕시코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관세 및 비관세 조치를 포함, 플랜B를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이유로 멕시코, 캐나다 국경의 펜타닐 유입을 지목한 것을 반박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 정부가 범죄 조직과 동맹을 맺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중상모략’이라며, “그런 동맹이 있다면 바로 이런 범죄 조직에 고성능 무기를 판매하는 미국의 총기 상점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미국 정부가 펜타닐 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거리 판매 금지, 불법 자금 세탁 방지, 멕시코와 같은 대규모 예방 캠페인 등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펜타닐 등 합성 오피오이드는 무차별적인 처방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또 멕시코 정부는 넉 달 만에 2000만회분의 펜타닐을 포함해 40t이 넘는 마약을 압수하고, 관련 인물 1만여명을 체포했다고 강조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때문에 관세 부과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대화를 제안했다. 그는 “멕시코는 대립은 원치 않는다”며, “미국이 불법 마약 거래를 막고 싶다면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공중보건 및 보안팀의 실무그룹 구성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는 공동 책임, 상호 신뢰, 협력, 주권에 대한 존중에 기반해야 한다”며 “조정은 가능하지만 종속은 불가능“고 밝혔다.
이에 앞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관세 부과 조치에 관한 질문을 받고 “우리가 이길 것”이라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