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스크 관련 질문에 두둔
백악관도 “그는 특별공무원” 성명
연방 공무원 해고-보조금 축소 등
트럼프 대신해 ‘악역’ 수행 분석 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취임식 전날인 지난달 19일(현지 시간) 워싱턴의 축하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을 껴안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트럼프의 퍼스트 버디(최측근)’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정부효율부(DOGE) 공동수장(54)이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가운데,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악역’을 수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민간인 신분인 그가 국제개발처(USAID), 교육부 등 주요 연방조직의 축소 및 폐지를 추진하고 재무부 결제 체계에 대한 접근권을 얻은 것이 월권이라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취재진으로부터 머스크에 관한 질문을 받고 “그는 우리 승인 없이는 어떤 것도 할 수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그의 업무 중) 내 승인을 받지 않은 것이 있다면 여러분에게 매우 빨리 그 사실을 알리겠다”며 머스크를 두둔했다.
백악관도 성명을 통해 머스크의 신분이 ‘특별 공무원(special government employee)’이라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1년에 최대 130일까지 일할 수 있는 특별 공무원은 연방 직업 공무원보다 이해 충돌 요건 및 윤리 정책 규정이 느슨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통령 측근들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과격하고 논란이 많은 업무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책임지게 함으로써 이득을 보고 있다”고 논평했다. 연방 공무원을 대거 해고하거나 각종 정부 계약 및 보조금을 끊는 일은 거센 반발과 저항이 불가피하다. 그 때문에 굳이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머스크 같은 측근에게 넘겨 여론의 비판을 피해 간다는 의미다. 대통령의 한 측근 또한 WP에 “머스크가 ‘더러운 일(dirty work)’을 하면서 자신에 대한 대중적인 지지도를 갉아먹고 있다”고 논평했다.
다만 야당 민주당의 주요 의원은 머스크의 월권을 계속 비판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3일 “수백만 미국인의 개인 정보와 정부의 핵심 기능을 선출되지 않은 억만장자와 그 밑에서 일하는 자격 없는 수많은 사람에게 넘겨줬다”고 비판했다. 론 와이든 상원의원 또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머스크가 노골적으로 법을 무시했다”고 항의했다.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