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독일·프랑스 테슬라 점유율 급감
진보 성향 미국 캘리포니아서도 감소세
일각 "머스크 정치 개입, 소비자 등 돌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전날이었던 지난달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집회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신차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이 유럽과 미국 일부 지역에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정권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적극적인 정치 개입이 구매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프랑스에서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는 1,141대로 2022년 8월 이후 가장 적었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1년 사이 63%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 전체 전기차 판매량이 0.5%밖에 줄지 않았는데도 테슬라만 유독 감소 폭이 컸다. 프랑스는 유럽연합(EU)에서 두 번째로 큰 전기차 시장이다.
EU에서 전기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독일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달 독일에서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59% 줄어, 2021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테슬라의 저조한 실적에 대해 "경쟁 심화, 모델 노후화, 정부 보조금 축소 등과 함께 머스크의 정치적 개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최근 몇 달간 유럽 정치와 관련해 자신의 견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구설에 올랐다. 독일의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을 공개 지지했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및 그가 속한 노동당과 대립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도 테슬라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머스크의 행보가 소비자들에게 반감을 사면서 테슬라 차량 판매량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해석에 더욱 힘이 실린다. 캘리포니아 신차딜러협회가 최근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지난해 4분기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7.8% 줄면서 5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금융매체 '배런스'는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정치적 치우침이 그의 자동차 회사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징후를 주시하고 있다"며 "확실한 증거를 찾기는 쉽지 않지만, 일부 수치들은 캘리포니아 주민들과 유럽인들이 머스크에게 등을 돌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