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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지구 자발리야 난민캠프에 마련된 시장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가자지구를 소유·개발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A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지구 자발리야 난민캠프에 마련된 시장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가자지구를 소유·개발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AP 연합뉴스

이스라엘 국민의 절반 이상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주변국으로 이주시키고 이 지역을 미국이 개발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2일(현지시간) 나왔습니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11일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유대인과 아랍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5%가 트럼프 대통령 구상을 지지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도덕적 비난 가능성 등을 이유로 이 구상에 반대한다고 답한 이는 16%에 불과했습니다.

정치 성향별로 보면 이스라엘 연립정부를 지지하는 우파 성향 응답자의 88%가 트럼프 대통령 구상에 찬성이었고 야권 지지자 가운데서는 51%였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 해결책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응답자 35%는 유대국가 이스라엘이 '강에서 바다까지' 전부 통치하는 것을 최선의 방안으로 꼽았습니다. 요르단강에서 지중해에 이르는 지역을 가리키는 이 표현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지지하는 뜻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이스라엘 민족주의자들의 구호이기도 합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도 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9%였고, 어떤 해법도 적절하지 않다는 응답이 30%였습니다.

다만 가자지구 전쟁 재개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컸습니다. 응답자 73%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합의가 모두 이행돼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교전을 재개해야 한다는 답은 13%에 불과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의 회담에서 자신의 가자지구 인수 및 개발 구상을 재차 강조하면서 가자지구 주민 수용을 요르단에 압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시작하기 앞서 진행된 질의 응답에서 '미국이 가자지구를 어느 권한(authority) 하에 둘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미국의 권한"이라고 답한 뒤 현지에 호텔, 사무실 빌딩, 주택 등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자지구를 미국의 권한 하에 두겠다는 발언은 미국이 가자지구를 개발하는 동안 가자지구에서 미국이 주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또 "우리는 (가자지구를) 살(buy) 이유가 없다. 사지 않을 것이며, 가질 것"이라고 밝힌 뒤 가자지구 개발을 통해 중동 지역에 평화와 일자리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밝힌 미국 주도 가자지구 개발 구상의 최대 난제인 팔레스타인 주민 이주와 관련, "요르단과 이집트의 일부 땅과 그외 다른 지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요르단에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 수용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요르단과 이집트에 많은 자금을 기여한다"고 밝힌 뒤 "우리는 협박을 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그 수준을 뛰어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2023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에 요르단에 17억달러(약 2조5000억원), 이집트에 15억달러(약 2조2000억원)의 원조를 제공한 바 있습니다. '협박'은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미국의 지원을 거론한 것 자체가 은근한 압박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압둘라 2세 국왕은 가자지구 주민을 자국 등 주변 아랍국으로 이주시키는 구상에 대해 반대를 표명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압둘라 2세 국왕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후 엑스(X·옛 트위터)에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인 이주에 반대하는 요르단의 변함없는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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