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배우 원빈, 고 김새론, 이정범 감독
고(故) 김새론을 세상에 알리고, 그의 가장 대표작이 된 영화 '아저씨'. 그를 떠나 보내면서 '아저씨'의 원빈은 눈물로 조문을 마쳤고, 이정범 감독은 "빚진 게 많다. 딸처럼 생각했는데.."라며 비통한 심정을 내비쳤다.
앞서 김새론은 1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25세.
김새론과 사전에 만나기로 약속했던 친구가 집을 방문했다가 경찰에 신고했고,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외부 침입 흔적 등 범죄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사망 경위 등은 수사 중"이라며 짧은 입장을 내놨다.
고 김새론의 빈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7호실에 마련됐다. 상주에는 고인의 부모, 동생인 배우 김아론, 김예론의 이름이 올라갔다. 발인은 오는 19일 오전 6시 20분이며, 장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OSEN=사진팀] 배우 김새론의 빈소가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故김새론의 빈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7호실에 차려졌다. 상주에는 고인의 부모, 동생인 배우 김아론, 김예론의 이름이 올라갔다. 발인은 오는 19일 오전 6시 20분이며, 장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2025.02.17 / [email protected] <사진=사진공동취재단>
17일 오전부터 조문이 시작됐고, 영화 '아저씨'에 함께 출연했던 원빈이 점심께 직접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여기에 자신과 아내 이나영의 이름으로 근조 화환까지 보냈다. 원빈은 유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간단한 식사를 끝낸 뒤 장례식장을 빠져 나왔다. 약 30분간 머물면서 휴지 등으로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아저씨'를 연출한 이정범 감독도 처음으로 고인을 추모하면서 입을 열었다. 고 김새론의 비보로 슬픈 상황에서도 "새론이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인 것 같다"며 힘겹게 OSEN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정범 감독은 2006년 상업영화 데뷔작 '열혈남아'로 영화계에 입성했다. 특히 '아저씨'(2010)를 연출하면서 아역 김새론을 처음 만났다. '아저씨'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총 628만 명을 동원했고, 원빈과 호흡을 맞춘 김새론은 '천재 아역의 탄생'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김새론은 2000년생으로 촬영 당시 나이가 10살~11살이었다.
이정범 감독은 "(새론이를 보고) 천재 배우, 천재 아역이라고 하는데, '아저씨'에서 새론이는 천재라기보단 감수성이 뛰어난 어린 아이였다. 동년배 아이가 가지고 있는 감수성과는 조금 달랐다. 다른 어린 연기자들은 흉내내는 연기를 하거나 자기 자신을 과하게 미화하고, 자기를 과장하는 등 그런 감정이 기본이 되는 연기를 했었다. 보통 대부분의 아역들이 그렇다"며 "그런데 새론이는 그렇지 않았다. '네가 지금 이런 상황이고 이런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다', '이럴 때는 어떨 것 같아?'라고 하면 어린 11살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21살 연기자와 이야기하는 느낌이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 감정은 절대 트레이닝으로 나오는 감정이 아니다. 그건 기본적으로 그 친구가 좋은 감수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에 대한 이해도 그렇고, '아저씨'에서 보여준 연기는 대부분 그렇게 만들어지고 나왔다"며 "다른 분들이 그걸 천재적이라고 표현하면 그럴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천재적'이란 표현보단 인간의 감정을 다룬 직업이다보니, 타인의 감정을 연기하는 데 있어선 감수성이 아주 뛰어났다고 얘기하고 싶다"며 아역 김새론은 남달랐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정범 감독은 "어린 아이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어른의 감정을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감독으로서 그 감정에 굉장히 도움을 많이 받았고, '아저씨'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아저씨'라는 작품이) 김새론 양의 그 연기, 감정 연기에 빚진 게 있지 않나라고 생각한다"며 고인의 훌륭했던 연기를 언급했다.
김새론의 안타까운 소식에 마음이 내내 무겁다는 이 감독은 "나보다 한참 어리고 젊고 활동해야 하는 친구한테 그런 일이 생기니까..딸처럼 생각했던 친구였다"며 먹먹한 심정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그는 김새론의 마지막이 밝은 모습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일 중요한 건 여전히 영화에서 보여준 좋은 모습, 그렇게 기억되길 바란다. 성장한 새론이가 본인의 의지와 다르게 흘러갔던 사건의 방향도 있고, 그 친구가 잘못하고 실수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아무래도 공인이니까 타인에 비해 노출도 많이 되고, 질타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당연히 알려진 공인일수록 그렇게 해야된다. 그것도 인정하면서, 그 모습으로만 기억되지 않길 바란다. 내 가슴 속에선 여전히 '아저씨'의 새론이로 남아 있고,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이정범 감독은 "나중에 커서 고생하고, 고민하다가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어린 여배우가 아니었으면 한다. 본인도 그걸 원하지 않을 것 같다. 그냥 촬영을 즐기면서 현장에서 많이 웃고 좋아했던 연기자로 기억되고 싶지 않을까 싶다"며 누구보다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