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세의 여배우 윤여정이 93년의 오스카 역사를 다시 썼다.
25일 돌비극장과 유니언스테이션에서 동시에 열린 영화 예술 과학 아카데미 (AMPAS) 주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후보에 오른 윤여정은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백인들의 잔치’라 불리며 아시안에게 보이지 않는 높은 진입장벽으로 유명했던 오스카에서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에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날 윤여정은 영어로 수상소감을 전했다. 그는 “여기 있는 게 믿기지 않는다. 아카데미측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라며 “함께해준 미나리팀에게도 감사하며 특히 아이삭 정 감독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질 못했을 것”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윤여정의 수상은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마리아 바칼로바, ‘힐빌리의 노래’ 글렌 클로즈, ‘더 파더’ 올리비아 콜맨 등 쟁쟁한 백인 후보들을 제친 아시안의 수상이라 더 의미가 깊다.
아시안 여배우가 수상한 것은 100년에 가까운 오스카 역사상 윤여정이 2번째다.
1958년 제 30회 시상식 당시 일본계 우메키 미요시(영화 ‘사요나라’)의 수상 이후 63년만이다.
더욱이 한국 영화가 오스카에서 연기력으로 승부한 것은 가히 역사적이다.
윤여정은 한국영화 102년 역사상 처음으로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는 한국 배우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지난해 오스카 92년 역사 최초 비영어 영화로 ‘작품상’ 트로피를 거머쥔 ‘기생충’의 출연 배우들조차 연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에서만 55년 동안 활동해 온 노장 배우가 이룬 성과라 더 놀랍다.
앞서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에서 비전형적인 할머니 ‘순자’ 역할로 미국배우조합(SAG)과 영국아카데미(BAFTA) 여우조연상을 받는 등 38개 상을 휩쓸었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