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해고 칼춤…머스크 "의원들 급여는 늘리자"

부정부패 방지 이유 들어
부정부패가 1000배 큰 비용 초래
지난해 임시 예산안은 극렬히 반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며 대대적인 지출 삭감을 주도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의회 의원들의 급여를 올려주자고 주장했다.
 

머스크 CEO는 27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의회와 고위 공무원들에 대한 보상을 늘리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의원이나 고위 공직자들이 부정·부패에 빠질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머스크 CEO는 이들의 부정·부패가 대중에게 "1000배나 더 큰 비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 의회는 지난해 12월 임시 예산안을 통해 의원들의 급여를 16년 만에 처음으로 3.8% 올리게 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머스크 CEO가 임시예산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최종 통과된 예산안에서는 이 내용이 빠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 의회 의원들의 연봉은 17만4000달러(약 2억5204만원)로 2009년 이래 동결된 상태다.

머스크 CEO가 이끄는 정부효율부는 연방 정부 지출을 줄이기 위해 공무원들을 대규모로 해고하고 있다. 근무 기간이 1년 미만인 수습사원부터 모조리 해고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지 며칠 만에 공무원 1만여명이 직장을 떠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찍힌 기관들은 사실상 폐쇄 절차를 밟고 있다. 선출직이 아닌 머스크 CEO가 이런 정부 개혁을 주도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연방공무원과 시민단체들도 '머스크를 축출하라', '미국에는 왕이 없다'고 외치며 연일 구조조정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머스크 CEO의 독주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를 옹호하는 입장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 주재한 각료 회의에서 그를 극찬하며 각료들에게 그의 노력에 불만이 있는지 묻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 정식관료가 아닌 민간인으로 참석한 머스크 CEO는 연방정부 지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수조 달러의 연방 적자 감축을 이루기 위해 빨리 움직여야 한다"면서 공무원 감축에 대해 "그 일이 필수적이지 않거나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면 당연히 공공 급여 대상에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