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가디언 홈페이지 화면에 윤석열 대통령 파면 소식이 띄어져 있다. 가디언 홈페이지 갈무리
전 세계 외신이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AP통신은 윤 전 대통령의 직무 해임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AP는 “윤 전 대통령이 입법 교착 상태를 돌파하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하고 국회에 군대를 보내 한국 정치를 혼란에 빠뜨린 지 4개월 만에 한국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을 직위에서 해임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의 참혹한(disastrous) 계엄령 선포를 이유로 그의 직무를 박탈하는 탄핵안을 지지했다”고 타전했다. AFP는 “한국은 리더십 공백 와중에 역사상 최악의 산불과 항공기 사고를 겪었고, 핵심 동맹인 미국으로부터는 25%의 관세를 얻어맞았다”며 탄핵 결정 전 국면을 짚었다.
미국 유명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최고 법원이 만장일치로 윤 전 대통령을 해임하기로 했다”며 “이로써 수개월 간 정치적 혼란으로 민주주의의 틀이 시험대에 오른 미국의 동맹국이 새로운 대통령을 뽑을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한국의 탄핵 관련 뉴스를 라이브 업데이트로 전한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 역사적 판결은 한국의 민주주의 여정에 있어서 결정적인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했다.
미 CNN방송은 윤 전 대통령을 “헌법재판소에 의해 축출된 두 번째 대통령이자 한국 민주주의 역사상 가장 짧은 임기를 지낸 선출직 대통령”이라고 소개했다. CNN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불렀다는 점도 상기했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윤 전 대통령의 검사 경력에 주목했다. WP는 윤 전 대통령이 8년 전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감하는 데 일조하면서 대중적 명성을 쌓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가 민주화 이후 최초로 계엄령을 선포한 대통령이자, 최초로 형사 수사를 받은 현직 대통령이라고 전했다.
일본 언론도 윤 전 대통령 파면 소식에 큰 관심을 보였다.
공영방송 NHK는 이날 다른 프로그램 방송 도중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즉시 파면’이라고 적힌 속보 자막을 내보냈다.
NHK는 윤 전 대통령이 임기 동안 일본과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NHK는 “양국관계의 가장 큰 현안인 태평양전쟁 중 징용을 둘러싼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로서의 해결책을 제시했다”며 “윤 전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전임 총리와 회담하고, 상호방문 ‘셔틀 외교’를 하며 한일관계 개선에 주력해왔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헌재의 파면 선고 시각인 오전 11시22분에 바로 속보를 내보냈다. 외신들 가운데 가장 빨랐다. 헌재에 특파원을 파견한 중국중앙TV(CCTV)도 정규 방송 도중 파면 속보를 자막으로 전했다.
외신들은 탄핵 찬반 집회에 나선 시민들의 모습도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헌법재판소 결정 발표 이후 경찰 버스를 파손한 윤 전 대통령 지지자의 소식도 알렸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