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에 90% 이상 효능을 보인 미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후보물질의 미 식품의약국(FDA) 긴급 사용 승인을 위해 신속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FDA를 감독하는 미 연방기관의 수장인 에이자 장관은 이날 CNBC의 ‘스쿼드 박스’에 출연해 “전담팀이 불필요한 행정적 장벽을 제거하고 긴급 사용을 (빠르게) 승인을 하기 위해 두 회사와 협력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데이터와 근거 자료를 독립적으로 요청할 계획이지만 과학과 증거에 기반하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빠르게 허가를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화이자와 모더나 모두 가능한 빨리 (긴급 사용)을 신청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지난 9일과 이날 각각 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시험에서 90% 이상의 효능을 보였다고 잠재적인 결과를 발표했다. 에이자 장관은 이달 들어 두 번째 긍정적인 소식에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가했다.
화이자는 독일 제약사 바이오엔테크와 백신을 공동 개발 중이고, 모더나는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젝트인 ‘와프 스피드 작전’를 수행해왔다. 미 정부는 모더나의 백신 개발에 2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두 곳 모두 몇 주 내에 FDA에 긴급 사용을 신청할 예정이다. 에이자 장관은 이 두 곳의 백신으로 연말 2000만 명(4000만 회분)에 백신을 투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 연방정부는 지난 8월 모더나와 1억 회분의 백신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추가로 4억 회분을 확보할 수 있는 선택권도 받았다. 화이자와는 지난 7월 20억 달러에 1억 회분 계약을 체결했고 5억 회분을 더 공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에이자 장관은 “모든 백신이 허가를 받으면 내년 2분기까지 백신 접종을 원하는 모든 미국인들에게 충분히 투여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의 예방률이 94.5%라는 중간결과가 16일(현지시간) 나왔다.
이번 결과 발표는 백신 예방률이 90% 이상이라는 미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지난 9일 발표로부터 일주일 만에 나온 것으로 광범위한 백신 보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높였다. 모더나는 3상 임상시험 예비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발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 등 미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백신 승인 전 최종 단계인 3상 임상시험에는 3만여 명이 참여했다.
이번 중간 분석 결과는 임상 시험 참여자 중 95건의 감염 사례에 기초한 것으로, 이들 사례 가운데 백신을 접종한 비율은 5건에 그쳤다. 90건의 발병은 플라시보(가짜 약)를 접종한 경우였다.
임상시험에 들어간 백신 후보물질의 효과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시험 참가자 중 백신 후보물질을 두 차례 접종한 사람과 플라시보를 접종한 사람 비율로 측정된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모더나 3상 시험 참가자 중 중증 환자는 11명으로, 전부 플라시보를 복용한 실험군에서 나왔다. 심각한 부작용도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스테파네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백신이 95%의 사람들에게 병을 얻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다면 병원이나 사람들의 마음, 죽음에 대한 효과라는 측면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