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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헌혈을 했다가 의료진 실수로 4년 넘게 팔을 움직이지 못하게 된 여성의 이야기가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캐나다 CTV에 따르면 캐나다인 온타리오에 사는 가브리엘라 에크만(21)은 4년 전 생애 처음으로 헌혈했다가 희소병인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 진단을 받았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CRPS는 ‘외상 등으로 인해 손상을 입은 부위에 손상 정도보다 훨씬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통증이 계속되면서 여러 이차적인 다른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에크만은 지난 2016년 캐나다 혈액관리본부가 운영하는 한 헌혈 버스에서 헌혈했다. 당시 담당 직원들은 에크만의 팔에 바늘을 찌르면서 “아이고(Whoops)”라고 말하거나, 헌혈을 마친 뒤 에크만의 피가 많이 산화돼 있는 상태라고 했지만 그는 이상한 점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에크만은 “10~15분 뒤 팔에서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헌혈을 한 적이 없어서 어떤지 몰랐다”고 했다.

불편함에 대해 호소하자 직원들은 에크만에게 병원에 가 보라고 했다. 병원 검사에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자 에크만은 집으로 돌아왔다. 몇 일만에 바늘을 꽂았던 팔은 부풀어 올랐고, 손목부터 어깨까지 곳곳에 멍이 들기 시작했다. 팔을 펼 수 없을 정도가 되자 에크만은 다시 병원을 찾았다.

 

 

지난 5월 이탈리아의 한 마을에서 헌혈이 진행되고 있다. 본문 내용과 무관한 사진. EPA=연합뉴스


에크만의 상태를 본 한 혈관 전문의는 그의 동맥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헌혈할 때 일반적으로는 덜 아프고 바늘구멍이 빨리 메꿔지는 정맥에서 피를 뽑는데, 헌혈 담당 직원이 에크만의 동맥을 찔러 피를 뽑은 것이었다. 에크만은 동맥에 난 구멍을 메꾸고 혈전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에크만은 수술 뒤에도 팔에서 극심한 통증을 느꼈으며, 이로 인해 몇 차례 수술과 물리치료를 받았지만 팔을 잘 움직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외상성 손상 이후 만성적 통증을 느끼게 되는 증후군인 CRPS였다.

에크만은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을 다닐 예정이었던 자신의 미래가 이 사건으로 무너졌다며 캐나다 혈액관리본부를 상대로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에크만은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에게 생명을 주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바로 내가 헌혈을 하길 원했던 이유 중 하나였다”면서도 “하지만 그게 당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캐나다 혈액관리본부는 CTV에 “일부 기증자는 바늘 부위에 멍이 들거나, 기절하거나, 신경이 손상되거나, 팔이 아프거나 마비되는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며 “심각한 부작용이 일어난 경우는 1만건 중 1건 미만으로 그 비율이 극히 낮다”고 해명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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