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영국 아일랜드 더블린의 한 거리에 ‘우리는 서로를 다시 안아 줄 거예요’라고 적힌 대형 포스터가 내걸렸다. 영국에서도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각한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한 한 여성이 이 포스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영국은 내달 1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해 4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11월에만 300만 명이 쏟아지는 등 재유행 상황이 심각한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총괄자가 내년 5월에는 ‘집단 면역’이 달성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시사했다. 화이자의 백신이 접종되기 시작하면 내년 5월께에는 미국 인구의 70%가 면역력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화이자 백신의 접종은 미국 뿐만 아니라 영국과 스페인 등에서도 신속하게 준비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총괄하는 ‘초고속 작전’ 팀의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구의 70% 정도가 면역력을 갖는다면 집단면역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 계획에 따르면 5월쯤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 5월 ‘집단 면역’ 달성”
영국·스페인도 신속 준비 중
집단면역을 달성하면 바이러스의 광범위한 추가 확산을 걱정할 필요 없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의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백신개발 대표를 지낸 슬라위 최고책임자의 이같은 전망은 12월부터 미국에서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는 시간표에 따른 것이다.
우선 미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이르면 다음달 11일부터 미국인들에게 접종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밝혔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다음달 10일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어 화이자의 백신 긴급사용 승인 신청 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슬라위는 “승인으로부터 24시간 내에 백신을 접종 장소로 실어나르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라면서 “그래서 승인 다음날인 12월 11일이나 12일에 첫 번째 사람들이 미국 전역에서 접종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12월에는 최대 2000만 명이, 이후에는 매달 3000만 명이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고 슬라위는 밝혔다.
다만 정치적, 개인적 신념을 이유로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미국인들이 있어, ‘집단 면역’ 달성 구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지난 9월 퓨리서치센터 여론조사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는 미국인은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한편, 영국이 이르면 이번주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할 전망이다. 유럽 내 코로나19 최대 피해국 중 하나인 스페인에서는 내년 1월부터 백신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주일 내 승인 결정이 날 수 있으며, 국민보건서비스(NHS)에는 12월 1일 접종개시를 준비하라는 지침이 내려갔다고 전했다. 이같은 진행 상태라면 화이자 백신 승인은 미국 보다 영국에서 먼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4월까지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요양원 입소자와 노인 등 고위험군과 의료 인력들부터 시작해서 1월 말이면 일반 18세 이상 성인에게도 접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은 백신 접종을 서두르면서 코로나19 억제 조치는 완화하고 있다. 잘 지켜지지 않는 자가격리 규정을 없애는 대신 대규모 검사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22일 내년 1월부터 백신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며, 백신 접종소 1만 3000 곳을 운영해 상당수 국민이 6개월 내에 접종을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총리는 또 접종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그룹부터 시작해 백신 접종 전략을 이행할 것이라면서 보건 전문가들도 추가로 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