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가 ‘생리빈곤’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여성 생리용품을 전면 무상공급한다.
가디언,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의회는 24일(현지시간) 생리대와 탐폰 등 생리용품을 무상 제공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앞으로 지역센터, 청소년 클럽, 약국 등 지정된 공공장소에 생리용품이 비치되며, 소요 비용은 연간 약 2,400만파운드(약 355억원)로 추정된다.
이 법안을 발의한 노동당 모니카 레넌 의원은 “누구도 생리대를 구할 걱정이 없어야 한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난으로 생리대를 구입하지 못하는 ‘생리빈곤’이 더 심해졌다.
스코틀랜드 여성단체 ‘독립을 위한 여성’의 2018년 조사에서는 5명 중 1명은 생리대 대신 낡은 옷이나 신문 등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형편이 어려워 생리대를 사지 못한 학생들이 신발 깔창을 대신 사용하는 ‘깔창 생리대’가 문제가 된 바 있다.
에일린 캠벨 스코틀랜드 공중보건장관은 “스코틀랜드는 생리 때 부적합한 용품을 사용하는 수모를 겪거나, 자녀 생리대 구입비용에 부담을 느끼거나, 학교를 빠지는 일은 없는 곳이라는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레넌 의원은 “생리를 하는 모든 여성들의 삶에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몇년 전만 해도 의회에서 생리 문제가 공개적으로 다뤄진 적이 없었는데 이제는 주요 의제가 됐다”고 말했다.
영국의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이미 2018년 9월부터 역시 세계에서 처음으로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는 생리용품을 무상 제공하고 있다.
서울경제